재계 저승사자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전자상거래법·표시광고법에 더해 약관법 위반 혐의를 직권조사하고 있고 관계부처 합동으로는 중국발(發) 제품의 안전성 등을 감시하는 ‘해외직구 종합대책’도 이달 내놓을 예정이다.
|
공정위는 지난 3월에는 소비자 보호 의무 이행 여부를 물론 짝퉁(가품) 판매·낚시성 광고 등 거짓·과장 광고나 영업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혐의 등을 동시에 조사했다.
시민단체도 C커머스 단속에 힘을 보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시민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별관 사이버수사과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앞서 시민회의는 지난달 25일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알리와 테무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했다.
이들은 조사 전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계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불법 개인정보 수집을 비판했다.
박순장 시민회의 사무처장은 “알리와 테무는 저가 상품으로 구매자를 유인하고, 이용자에게 상품구매 조건으로 이와 무관한 독소조항이 담긴 회원약관·개인정보처리 지침을 포괄적으로 동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자의 위치 정보, 사용 기기의 종류, 공동주거지 현관 비밀번호 등 사생활 개인정보의 수집·사용· 제3국 이전은 모두 불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오는 16일 알리와 테무의 약관법 위반 혐의 등을 공정위에 신고한다고 예고 했다. 공정위는 현재 직권조사 중인 약관법 관련 사항과 신고 사건을 병합해 조사하고 제재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무조정실 산하 ‘해외직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는 이달 해외직구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TF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공정위, 관세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위해물질이 국내로 들어오는 경로에 대한 감시 강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관세청이 C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제품 252종 성분을 분석한 결과 15%에 이르는 38종의 제품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최대 3026배 초과하는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가품 유통 감시도 강화한다. 관세청은 C커머스 업체의 특징을 감안한 인공지능(AI) 가품 단속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오는 6월 실시 예정인 부정 수입 물품 유통 실태 조사에 알리와 테무도 처음 참여키로 했다. 관세청은 부정 수입품 유통과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픈마켓 등 통신판매중개업자를 대상으로 매해 유통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여성가족부 등은 불법적인 상품의 유통이나 부당한 광고를 규제할 방침이다. 환경부가 국내 판매자들에게만 적용하던 폐기물 부담금을 C커머스 업체에도 부과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공정위는 중국 업체들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소비자 불편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고 개보위가 중국 업체들의 개인정보 처리 현황을 감시한다. 공정위는 오는 13일 알리·테무 등과 제품안전 협약식도 맺을 예정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플랫폼의 반칙행위, 소비자 기만행위에 대한 감시는 국내·외국 기업 간 차별 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우리 시장과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있다면 공정거래법의 집행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