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과 같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에는 격차가 있지만, 누리호 참여기업, 누리호 반복발사 체계종합기업, 차세대 로켓 체계종합기업을 중심으로 우주 분야 투자와 육성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스타트업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글로벌 우주 틈새시장 공략도 노리고 있어 민간 우주시대를 향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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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우주시대가 다가오면서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국판 스페이스X’가 되기 위한 경쟁도 이뤄지고 있다. 우주개발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는 이번 발사를 포함해 오는 2027년까지 약 6873억원을 투자해 누리호를 총 4차례 발사하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설계부터 제작, 발사, 관제 등 누리호 주요 절차에 참여한다. 특히 체계종합부터 추진기관, 구조체, 유도제어, 발사대, 시험설비 관련 기업 등 300여개 민간 기업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판 스페이스X’ 역할을 맡는다.
일각에서는 ‘특혜’가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누리호는 경제성이 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에 가깝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수익이 나야 특혜라고 볼 수 있는데 누리호로 당장 수익이 날 수 없다”며 “기업 입장에서 우주 시장에 앞으로 진출하기 위한 투자 개념에 가깝다”고 했다.
누리호 반복발사 사업 보다 중요한 사업은 오는 2032년까지 약 2조 132억원을 투자해 누리호보다 성능이 대폭 개선된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가 목표로 하는 2032년 달착륙선 발사를 실제로 이뤄내 우주탐사를 하는데 쓸 로켓이라는 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한항공, 현대로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우주스타트업 성장 본격화
민간 우주시대가 다가오면서 우주기업들의 글로벌 우주 시장 공략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에 누리호에 인공위성을 보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가 관심이다. 보령은 세계 첫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개발하고 있는 액시엄 스페이스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우주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주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제주도에 민간 해상 발사장을 구축하고, 연말에 액체 메탄 발사체(블루웨일 1호) 상단을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브라질에서 ‘한빛-TLV’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도 ‘우주 헤리티지(우주검증이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사례를 보면 국가적으로 소형위성을 4~5년에 하나씩 만들어 발사했기 때문에 국내 위성 산업 인프라가 취약할 수 밖에 없었고, 기업 입장에서도 부품을 개발하거나 이윤을 추구하기 어려웠다”며 “누리호 성공을 계기로 위성에서도 양산 개념이 들어가기 시작하고, 우주에서도 이윤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기업들의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