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오프닝이 본격화한 이후 카지노주는 코스피·코스닥 지수보다 낮은 주가 하락률을 보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GKL와 파라다이스는 4월 초와 비교해 각각 2.02%, 12.69% 빠지는 데 그친 반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각각 42.55%, 37.8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15.24%, 26.50% 하락했다. 거리두기 전면 해제가 리오프닝주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가 향방은 달랐던 셈이다.
두 업종의 희비를 가른 것은 사업 회복 속도다. 10월 파라다이스와 GKL의 외국인 카지노 칩구매액은 각각 4129억원, 26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3%, 280% 증가했다. 특히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칩구매액이 4000억원을 넘어섰다. GKL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2019년 월평균 칩구매액의 70%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달부터 항공사들이 일본노선을 대폭 증편해 실적 회복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여행주들은 패키지(PKG) 상품 예약 증가율이 지난 7월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10월 패키지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3606%, 3188%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7월보다 각각 87%포인트(p), 76%p 급감했다. 문제는 패키지 예약률이 지난 2019년의 1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선 항공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30%에 불과해 여행사 실적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선 정상화는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여행사들 역시 내년 하반기쯤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더딘 회복세에 투자심리도 식어가고 있다. 모두투어의 주요 주주인 JP모건은 지난 달 28일 지분율을 5.76%에서 4.67%로, 국민연금도 지난달 초 하나투어 지분을 6.27%에서 4.23%로 줄였다.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자 보유 지분을 일부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업종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은 매크로(거시경제)의 영향 유무와 차입 규모인데, 경기 영향을 받지 않는 카지노가 이 기준에서는 여행주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