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 2020년 VCC(가변자본기업·Variable Capital Company) 제도를 통해 글로벌 펀드들에 친화적인 자본생태계를 조성해 주목받고 있다.
VCC제도는 싱가포르 정부 당국이 자국 내 자산운용 규모 대비 펀드 수가 적다는 문제의식 하에서 도입한 제도다. 싱가포르에 회사 형태로 펀드를 만들면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케이맨제도 수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VCC 제도가 도입되자 글로벌 펀드 자금이 몰려들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에 따르면 VCC 도입 첫 해 싱가포르 기반 자산운용사들의 총 운용규모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4조7000억 싱가포르달러(약 4628조원)에 달한다. 올해 6월 기준 VCC제도를 통해 설립된 회사는 590여개로 지난해 1분기 200여개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SK케미칼에 주주서한을 보낸 메트리카파트너스, 도시바의 분할 계획을 무산시킨 3D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모두 싱가포르에 둥지를 튼 헤지펀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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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는 창의성에 기반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자금을 굴리는게 정체성”이라며 “결국 국내 사모펀드 시장에도 자율적인 전문가 투자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지 로펌 운앤바줄에서 기업 자문·소송 업무를 맡고 있는 박서영 변호사는 “싱가포르에서는 소액주주라고 하더라도 이사의 잘못된 경영판단이나 행위에 대해서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주어져 있다”며 “싱가포르 회사법에 따르면 이러한 소송이 발생하는 경우, 법원은 주주가 청구한 소송과 관련해 이사가 회사에 대한 신인의무 위반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 당국 차원에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투자사 유치에 적극적인 점도 주목된다.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에 아시아책임투자 거점을 마련한 닐 마스카레나스 NNIP 아시아 책임투자 및 혁신 플랫폼 리더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통화청이 ESG 통합, 그린 역량 및 녹색 금융 생태계 조성을 촉진시키는 투자 솔루션에 관한 글로벌 모범 사례를 습득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와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