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궁에 나선 A씨는 남편으로부터 “반년 전쯤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가 먼저 연락해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주고받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를 자세히 살펴봤고 최근 B씨가 자신의 남편에게 수차례 전화를 해 통과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카카오톡 메시지는 이미 전부 삭제돼 있었다.
그는 다시 남편을 추궁해 실제 만남이 있었는지 물었다. 남편은 결국 “낮에 한 번 만난 적이 있고 밤에 B씨 집에 가서 잠을 잔 적이 있다. 하지만 결코 잠자리를 가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분노한 A씨는 B씨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 B씨 측이 고소하겠다고 경고하자 “상간 소송을 제기할테니 (일정을) 맞추자”는 답문을 보내기도 했다. B씨의 무시가 계속되자 A씨는 B씨의 SNS 계정에 “상간녀”라는 댓글을 수차례 남겼다. A씨는 이후 지역 SNS 커뮤니티 등에 “상간녀 소송 준비중”이라는 내용과 함께 B씨의 직업 등 신상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들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B씨는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A씨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 이후 남편과 이혼한 A씨도 B씨를 향해 “남편과의 불륜으로 정식적 충격을 받았다”며 손해배상청구를 내용으로 하는 맞소송을 냈다.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법원에서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별도로 진행된 민사재판에선 ‘상간녀’라는 표현이 허위사실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법원은 “상간녀라는 표현은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미로서, 성적 접촉 증거가 없는 상황이므로 A씨 글은 성관계를 가졌다고 오인할 수 있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A씨가 B씨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도 “배우자가 있는 것을 알면서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A씨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A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B씨는 법원에서 “통화를 몇 번 했고 단순히 집에서 잠만 잤다고 해서 부정행위가 될 수 없다. 또 A씨 남편과 연락할 당시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상황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부정행위는 간통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를 충실하지 않은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며 “A씨 부부 혼인관계의 파탄 원인 중 하나가 바로 B씨와의 부정행위”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