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강원도에 많은 은혜를 입은 사람’이라고 표현한 그는 “이번 선거에 운명을 걸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강원도를 고품질 교육과 기업이 공존하는, 청년들이 유입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레고랜드’와 관련해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해 콘텐츠 문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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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강원지사 출마를 한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독립운동을 하는 거냐’고 했다. 국회에 있으면 원내대표도 하고 편안한 길 갈 수 있는데 왜 어려운 길을 가느냐고 우려했다”며 “(지역구인) 원주 주민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지만 강원도를 다시 세우는 게 삶의 보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강원도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가주의’에 갇힌 현실을 지적했다. 거대 담론에 대한 논쟁으로 일자리나 주택, 교육과 보육 등 실질적 생활 개선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추진했던 세력이 국가주의에 빠져 있었다. 일자리, 교육, 노후 연금 문제를 모두 개인에게 맡겨놓은 것”이라며 “이젠 죽음의 정치를 끝내고 생명의 정치를 할 것이고, 이제 이 길을 명확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방안으로 교육과 기업 도시를 꼽았다. 5일 개장한 춘천의 ‘레고랜드’와 연계한 개발 계획은 이러한 이 후보의 구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13세 이하의 아동들이 이용하는 레고랜드 인근 강원도청 신청사에 교육 테마파크를 만들어 그 이상의 청소년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인근 문화산업진흥원엔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끌 ‘버츄얼(virtual) 스튜디오’를 만드는 일종의 벨트를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전을 추진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유치해 춘천을 문화·콘텐츠·교육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레고랜드의 부정적인 면을 줄여나가며 긍정적인 면을 키워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테마파크의 위치가 워낙 좋기 때문에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춘천의 가능성이 훨씬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에 대한 투자 강화로 수도권으로 학생들이 유출되는 현 강원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옛날엔 강릉고나 춘천고에서 전국 명문대 진학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이젠 없다. 지금은 학생들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며 “대대적인 투자로 보육과 교육 부분에서 안정적인 최고의 질을 제공하면, 이를 위한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층도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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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후보의 여건은 좋지 않다. 강원도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한 지역이기도 하고, 최근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에게 5~9% 포인트 가량 밀리고 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출마 선언 전 민주당에 △강원특별자치도 법안의 조속한 통과 △서울·강원도·충청도·경상도 광역철도망 연결 △강원·경상 동해안에 국가적 차원의 재난방지 프로젝트 추진 △강원 접경지역 10만 국군장병을 디지털 강군으로 인재 개발 △인구소멸지역 일정 규모 이하 주택 1가구2주택 제외 등 5가지를 조건을 제안했고,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처럼 다수당인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윤석열 정부와의 협치에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이 후보의 판단이다. 그는 “협치가 잘 되려면 지방 정부의 사업계획서가 좋아야 한다. 발전에는 여야가 없기 때문”이라며 “난 사업 계획서를 잘 만들 능력이 있고, 여야 국회의원들과도 잘 지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김진태 후보를 상대로 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황상무 전 KBS 앵커가 출마했으면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것”이라며 “전국에서 지금 강원도쪽으로 ‘이광재가 출마한 이번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응원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 강원도민에게 득이 되는 도지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