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 본인가와 관련한 최종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카카오손해보험 본인가 안건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같은 해 9월 보험사 설립을 위한 ‘카카오페이보험준비법인’을 세운 데 이어 석 달 뒤인 12월 금융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카카오페이는 연초 출범을 목표로 잡았지만 금감원이 진행하는 본인가 실무 심사에서 IT(정보기술) 보안과 관련해 미흡한 점이 발견되며 개선 요구를 받아 시기가 미뤄졌다. 보험사는 보안 점검을 위한 자동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보험은 설립 준비과정에서 물적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보안 문제를 개선해 금감원에 재보고 했다.
카카오페이보험이 정식 출범하면 기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가 설립하는 최초의 보험회사가 된다. 현재 디지털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해보험 등이 있지만 이들 모두 기존 보험사들이 모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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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보험이 이달 중 본인가를 획득하면 5월께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인가 이후 출시예정 상품의 약관 심사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한 기간이다.
보험업계는 카카오페이보험 출범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MAU(월 이용자수)가 5000만명에 육박하는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출범하자마자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보험은 간편·미니(소액)보험 위주의 상품 출시를 계획 중이다.
‘미니보험’은 가입이 일회성이거나 가입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고, 위험보장 내용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간단한 상품들이다. 여행자보험, 펫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페이보험은 친구와 함께 가입하는 동호회 보험이나 카카오키즈와 연계한 어린이보험, 카카오T 서비스와 연관성을 가진 택시·바이크·대리기사 보험 등도 아이디어 상품으로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도 판매는 가능하지만 당장 판매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카카오페이보험은 카카오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통해 간편하게 보험 가입이 이뤄지도록 하고 보험금도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신속한 청구가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보험금 심사에 인공지능(AI)이 활용되며. 고객상담도 카카오플랫폼을 활용해 이뤄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출범해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모든 국민이 사용 중인 카카오톡을 활용한다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존 보험사들도 영업채널을 설계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미니보험 상품 출시나 서비스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