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양적 긴축 논의 이후 뚝뚝 떨어지는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자면, 가격 변동성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일각에선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간접투자도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만 20개에 가까운 가상자산 관련 ETF가 상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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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약 3개월 동안(10월22일~1월14일, 실제 결제는 2일전) 순매수결제를 살펴보면 국내 투자자들은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BITO)를 3938만 달러(한화 약 468억원) 순매수했다. 미국에 상장한 암호화폐 관련 ETF 중 운용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인 ETF 중 하나다. 지난해 10월 19일 상장한 BITO는 상장 이후 이달 14일까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연동해 -35% 넘게 떨어졌지만,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BITO는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미국 최초 ETF다. 지난해 3월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세계 최초 상장했으나 아직 미국증권거래소(SEC)는 비트코인 현물에 투자하는 ETF 출시 승인을 유보하고 있다. BITO는 출시 후 2거래일 만에 운용 규모 1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가장 빠르게 10억 달러’를 모은 ETF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운용규모는 13일 기준 10억 2520만 달러(1조 2179억원) 수준이다. 이후 선물에 투자하는 Vaneck Bitcoin Strategy ETF(XBTF), Global X Blockchain & Bitcoin Strategy ETF(BITS), Valkyrie Bitcoin Strategy ETF(BTF) 등이 등장했다.
비트코인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ETF도 방법이다. Amplify Transformational Data Sharing ETF(BLOK)가 대표적으로, 운용규모는 11억 520만 달러(1조 3130억원) 규모다. 보유 상위 종목으로 미국 상장 디지털 자산 펀드 개발 진행하는 갤럭시 디지털,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NFT 마켓 운용사를 인수한 일본 금융회사 SBI홀딩스, 비트코인 채굴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하는 엔비디아, 암호화폐 은행 플랫폼을 제공하는 실버게이트캐피탈, 단일기업 보유 비트코인 선물 계약 상한선 상향 조정한 CME 그룹 등을 담고 있다. 이 또한 비트코인 가격과 맞물려 움직이기 때문에 같은 기간(10월19일~1월14일) 수익률은 -27%로 저조하다. 최근 상장한 Defiance Digital Revolution ETF(NFTZ) Volt Crypto Industry Revolution and Tech ETF(BTCR) 등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다.
◇ 가상자산 시장 급성장했지만…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해 60% 넘게 상승해 연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9000억 달러로, 글로벌 자산 순위 8위 기록했다. 엔비디아, 텐센트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넘어선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향후 5년간 운용자산 중 7%를 가상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소식 플랫폼 도브 메트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990억 달러를 투자 받았고, 이는 2020년 연간 전체 투자금액의 4배가 넘는다.
증시 ‘큰 손’ 연기금도 움직이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경찰퇴직기금과 공무원퇴직기금은 3년 전부터 암호화폐 투자 펀드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이사회를 거쳐 5000만 달러를 추가 집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2017년 비트코인 채굴 업체 라이엇블록체인 주식을 사들였다.
유진투자증권은 ‘Web 3.0’을 2022년 주목할 키워드 중 하나로 꼽으면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인터넷 시대라고 설명했다. 가상 자산은 이미 금융시장에서 주요한 투자 테마로, 장기적으로는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시대의 변화라는 것이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은 기술적 지지선으로 평가되는 4만 달러를 가까스로 방어하고 있는 상태다. 한동안 빠른 가격 상승과 연초 금리 상승 전망 여파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자산군으로서의 지위를 얻으면 기존 위험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높아질 시 하락장에서의 포트폴리오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나 검증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