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를 달군 신조어들이다. 집값, 주가, 코인값이 급등하면서 여기에 올라타지 못한 이들은 가만히 있기만 했는데 벼락거지가 되고, 주택구입을 포기한 주포자로 전락했다. 그러니 큰 꿈을 꾸지 말고 소소한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하는 데에서 만족하는 갓생살기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이 신조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양극화다.
양극화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지는 오래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하고 있다. 양극화로 인해 세대간, 계층간, 성별간 반목과 갈등이 고조되면서 대한민국 사회도 더 깊이 멍들어가고 있는 만큼 양극화 해소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양극화가 두드러진 부문은 바로 자산이다. 경제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서 자산가격이 뛰었고 이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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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동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주택 보유가구와 전세가구의 순자산 격차는 2억345만원으로 한해 사이에 35% 더 벌어졌다. 주택 보유가구 순자산이 한해동안 15.6% 늘어나는 동안 전세 가구의 순자산은 6.7% 증가하는데 머물렀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후 14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3300선까지 오르고, 10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이 8000만원대까지 뛰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간 부의 차선도 갈렸다.
자산 뿐만이 아니다. 기업 체급에 따라 성장성과 수익성도 엇갈렸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작년 1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액 성장률은 7.1%, 8.5%로 비슷했지만 2분기 들어 대기업은 20.2%, 3분기 16.7%로 성장세를 확대한 반면 중소기업은 14.1%, 11.4%에 머물렀다. 매출액영업이익률도 대기업은 작년 3분기 8.3%로 전분기 7.7%보다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은 5.0%로 전분기 6.4%에 비해 주춤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디지털 능통자와 문맹자간 차이도 확 벌어졌다. 교육현장에서는 등교 중지가 길어지면서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고 학습격차가 심화했다.
양극화 해소는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려면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부터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개혁 이슈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자산 양극화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있는 만큼 시장 원리를 회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