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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WB는 8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WB는 매년 1·6월 두차례 세계경제전망을 발간한다.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전망에서 WB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5%에서 -5.2%로 7.7%포인트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전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0%로 6.4%포인트 내린 바 있다. WB는 IMF보다 올해 세계 경제 침체가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지금까지 위기는 금융시장이 통화·재정정책 실패, 전쟁, 유가변동 등 복합 요인에 기인했지만 이번 사태는 단일 요인인 팬데믹이 촉발한 최초 위기라는 평가다. WB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자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3배 가량 가파른 경기침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각국 봉쇄조치에 따른 수요 둔화, 국제 교역량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반영해 선진국과 신흥·개도국이 각각 7.0%, 2.5%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신흥·개도국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상품·서비스 수요 감소에 따른 투자 부진과 이동제한 조치로 인한 장기 생산성 저하를 꼽았다.
미국·유로존·중국 성장률이 동시 1%포인트 하락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개도국은 스틸오버(파급효과)로 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신흥·개도국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경제 충격은 제조업·농업보다 서비스산업이 더 크고 노동집약적 산업 비중이 높은 저소득국이 더 취약하다는 평가다.
대륙별로는 동아시아·태평양(0.5%)을 제외하고 유럽·중앙아시아(-4.9%), 중남미(-5.8%), 중동·아프리카(-4.4%), 남아시아(-2.7%), 사하라이남(-2.8%) 등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했다.
미국은 서비스업 타격과 산업생산 감소 영향에 6.1%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존은 관광업과 GVC 붕괴 충격에 9.1% 하락을 점쳤다. 이는 1월보다 각각 7.9%포인트, 10.1%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일본(-6.1%), 러시아(-6.5%), 브라질(-5.4%), 사우디아라비아(-3.8%), 인도(-3.2%), 남아프리카공화국(-6.6%) 등도 큰 폭의 하락을 예상했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을 5.9%에서 1.0%로 4.9%포인트 낮췄다. 중국을 제외하면 동아시아·태평양 성장률은 1.2%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초 역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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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는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선진국은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해 통화정책을 펼치고 자영업자·비정규직·임시근로자의 직접 혜택을 주기 위한 재정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과제로는 건전성 규제 정상화, 고령화 대비 보건의료 시스템 개선, 사회안전망 강화 등을 꼽았다.
신흥·개도국은 양적완화시 통화당국의 신뢰성 확보가 필수로 경제 정상화 이후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의료 인프라 구축이나 중소기업 자금 조달 여건 개선, 비효율적 보조금 폐지 등의 구조개혁 과제도 제시했다.
한편 내년에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4.2%를 기록하며 경기 회복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월(2.6%)보다 1.6%포인트 올렸다. 다만 2개년 총 성장률은 1월 5.1%에서 이달 -1.0%로 크게 낮아지게 됐다.
중국은 6.9%로 예년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하고 미국도 4.0%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로존(4.5%), 일본(2.5%) 등의 회복세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