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한 번 급락한 후 무서운 속도로 오르자 미처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지금이라도 투자를 해야하는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증권가에선 2차 하락이 올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나 이미 주가가 상당부분 낙폭을 회복한 만큼 투자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주식을 산다면 코로나19 이후의 바뀐 세상을 감안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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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44조 2617억원이다. 지난 1일 고점인 47조 6669억원보다 줄었지만 6일 43조원 수준에 비해서는 다시 증가한 것이다.
빚 내서 투자하는 규모도 다시 커지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8조 1071억원인데, 지난달 17일 이후 한동안 8조원 밑을 맴돌다가 지난 16일 이후 다시 8조원대를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19일 저점을 찍고 31.9%나 올랐는데 그동안 꾸준히 빚의 규모도 증가한 셈이다.
이에 반등장에서 조급해진 투자자들이 부랴부랴 빚을 끌어모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나만 이번 장세에서 소외될지도 모른다는 이른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이같은 흐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월 저점을 찍고 지수가 급하게 오르다 보니 한 박자 늦게 투자에 발을 들였거나 아직 손실을 회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급하게 빚을 내 투자에 나섰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전고점 수준으로 지수가 반등하지 않은 만큼 기회가 남아 있다는 계산 하에 움직였을 거란 추측이다.
실제 증시가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만 해도 개인들의 매수세는 물밀듯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0.84% 떨어진 20일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580억원 가량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3.94% 떨어졌던 지난 1일엔 무려 1조 1507억원 가량의 주식을 매수하기도 했다. 저점을 잡아 매수한 개인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 매도하는 양상을 보이긴 해도 여전히 조금의 기회만 포착되면 주식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 2차 하락 안 해도 재진입 기회는 있다…포스트 코로나 ‘주목’
증권가에선 현재 코스피 수준이 싸진 않으나 2차로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적다는 데에 무게를 뒀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이후 상장사 이익추정치가 18%가량 하향조정됐는데 이를 감안하면 코스피 적정레벨이 1950선 정도로, 현 지수 정도면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나빠질 실물경제는 2~3월 증시에서 꽤 많이 반영이 된 상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글로벌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돈을 풀고 있는 만큼 2차 하락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나 미국의 기록적인 신규실업청구수당 등 부정적인 경제지표에도 증시가 꿈쩍하지 않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투자자가 시장에 재진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앙은행이나 각국 정부가 각종 정책을 쏟아부으면 보통 주가가 반등하는데 이 속도가 빠르다 보니 그동안 진입을 못한 사람들이 아쉽긴 할 것”이라면서도 “이후 주식시장은 급격한 하락보다는 잠시 소강상태를 거친 뒤 경제회복 단계에 접어드는데, 이때 실적이 좋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랠리를 펼칠 수 있어 주식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한 번 더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로썬 이미 상당히 반등한 업종을 사기도 그렇고 다른 것을 사자니 장기적으로 가능성이 낮아 보여 쉽지 않은 상황이라 FOMO 분위기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인터넷이나 비이오 업종 등은 가격이 꽤 올라와 싸진 않지만, 코로나 이후에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업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주춤할 때 조금씩 사들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