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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장기적으로 소득공제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소득공제는 그 사람이 어떤 가족관계에 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소득공제 체계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되는 금액)을 정할 때 소득이 낮거나 없는 배우자나 미성년자인 자녀, 노부모 등 부양가족에 대해 1인당 150만원을 뺀다. 70세 이상 100만원, 장애인 200만원 등 일부 상황에 따라 추가 공제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소득이 없거나 소득 합계가 100만원 미만이면서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자녀 2명을 둔 사람이라면 본인을 포함한 4명에 대해 600만원(150만원×4)을 공제받을 수 있다.
이러한 현행 체계가 부양할 가족이 있는 근로자의 부양 부담을 충분히 덜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 원장의 지적이다. 김 원장은 “아이 1명당 150만원을 빼주는데 이 금액은 아이를 위해서 지출해야 할 돈에 비하면 너무 적은 액수”라고 말했다.
그는 “1인가구의 공제 범위를 줄이면서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에 대해서는 현재 150만원인 공제 범위를 늘리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3월 면세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1인가구가 주로 혜택을 보는 특별세액공제의 일괄공제 규모를 축소(13만원→10만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위원인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보고한 바 있다.
또 김 원장은 “현재 소득공제 체계에서 대표적인 것이 근로소득공제인데 이 비중을 줄이고 부양가족 공제를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원장의 주장대로라면 부양가족이 없는 1인가구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며 이른바 ‘싱글세’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결혼하지 않고 자녀가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연말정산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1인가구는 562만명으로 전체 가구의 28.6%를 차지한다.
김 원장은 “수입이 같다고 가정할 때 부양가족이 많은 사람과 혼자 사는 사람의 상황은 다르므로 세금도 다르게 내야 한다”며 “소득세의 공정성은 실질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연이 지난 26일 발간한 ‘조세재정 브리프’에 따르면 한국은 부양가족 유무에 따른 세금 부담 차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은 “소득이 비슷한 독신가구와 부양가족 가구에서 조세부담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양가족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가까운 일본은 물가를 고려하더라도 한국보다 높은 수준의 공제를 적용한다. 기본적으로는 38만엔(약 400만원)을 적용하지만 자녀가 19~22세일 경우 63만엔(약 680만원), 70세 이상의 부모를 함께 모시고 살 경우 58만엔(약 630만원)을 공제하는 등 세부 여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김 원장은 “외국은 가족 한 명을 부양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고 보고 공제를 해준다”며 “(1인가구 반발 등을 생각하면) 얘기하기가 어렵지만 꼭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