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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뉴욕타임스(NYT)·로이터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의 양대 반독점 당국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이들 4대 공룡의 시장 독점 여부를 분담해 조사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애플과 구글을, FTC는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각각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들 양대 규제 당국은 앞으로 이들 4대 공룡 기업이 미국 등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억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게 된다.
NYT는 “일단은 규제 당국 간 업무분담이 이뤄진 것”이라며 “앞으로 거대 IT 기업들에 대해 폭넓은 조사를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첫 타깃은 법무부가 겨냥한 구글·애플이 될 것을 보인다. WSJ은 “법무부가 구글에 대한 조사착수를 준비함에 따라 구글도 법적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법무부는 애플에 대해서도 조사를 고려 중”이라고 썼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1년여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아온 페이스북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다만, 아마존의 경우 다른 3개 기업보다 조사가 늦춰질 공산도 있다.
그간 업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들 IT 공룡들에 대한 조사 요구는 빗발쳐 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규제 당국이 사실상 ‘동시다발’ 적으로 이들 기업을 겨냥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NYT는 “당국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겨냥한 1990년대 상황이 재현된 것”이라며 “당시 MS로서는 기업 분할을 피했지만, 10여 년간 소송에 시달리면서 명성에 타격을 입고 구글 같은 스타트업의 추격을 허용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디어 ‘손보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대표적 소셜미디어(SNS) 기업인 페이스북과 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이 온라인상에서 ‘보수의 목소리’를 억압했다고 주장해왔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 반 트럼프 매체인 워싱턴포스트(WP)의 최대주주라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편 이들 4개 기업의 주가는 이날 반독점 조사 소식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은 7.5% 급락했고, 구글·아마존은 6.1%·4.6%씩 떨어졌다. 애플은 1.0%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