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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는 “소고기등급제가 아닌 소마블링 등급제라고 해야 한다. 마블링이라는 말도 어색하다. ‘기름고기’라고 부르고 싶다”며 “소고기등급제는 ‘소기름’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것이지 고기 맛의 좋고 나쁨을 의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플러스(1++) 등급의 소고기는 적어도 나에게는 맛있는 고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황씨는 근내지방이 적은 1등급 이하의 숙성 한우를 꼭 먹어보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그는 “등급이 높을수록 고기 맛보다 ‘기름 맛’으로 먹는 것”이라며 “기름 맛은 금방 질린다. 다섯 점 정도가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소고기등급제는 5단계이다. 1++, 1+, 1, 2, 3등급까지 있다. 육질 등급이라고도 한다. 근육 안에 낀 기름, 일명 ‘마블링’이 많을수록 1++ 등급을 받기 쉽다.
1++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소가 24개월간 자라 다 큰 뒤에도 약 6개월간 농후사료(옥수수 등 곡물사료)를 먹여야 한다. 황씨는 “소 근육 안에 지방을 채우려다 보니까 곡물사료를 먹이고 오래 키우게 된 것”이라며 “풀만 먹고 자란 소는 3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씨는 이어 “소는 풀을 먹는 짐승이다. 풀을 먹이면 등심에 근내지방이 끼지 않는다”며 “곡물을 먹여야만 마블링이 만들어지는데 소가 곡물을 먹으면 소화를 제대로 못 한다. 그래서 비만해지고 지방간이 생긴다. 마블링이 많은 소고기는 건강한 소의 고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는 사슴, 낙타, 기린 등과 같은 ‘반추동물’이다. 소화 과정에서 한 번 삼킨 먹이를 다시 게워 내어 씹어 다시 먹는 특성이 있다. 반추동물은 위가 4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다.
황씨는 3등급 숙성한우는 고급육과는 다르게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신맛’이 나지만 끝으로 갈수록 ‘감칠맛’이 난다”며 “고기를 씹을수록 입안에서 풍미가 퍼진다”라고 말했다. 고기를 숙성하는 이유는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육즙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황씨는 “정부 기관이 나서서 소고기 등급을 매겨서는 안 된다”며 “소비자의 입맛을 존중하고 각 농가와 업체가 다양한 한우 맛을 자랑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신의 미각을 믿지 말라. 누군가 맛있다고 머릿속에 집어넣은 그대로 생각하고 음식을 먹지 말고 의심하면서 음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