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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韓게임산업]②인기 장르 개발에만 치중…외면 당하는 韓게임

김혜미 기자I 2019.01.07 05:30:00

리니지2 레볼루션 성공 이후 너도나도 MMORPG 개발
매출 10위권 내 6개가 MMORPG..20위권 中업체 포진
슈퍼셀, 모바일 슈팅게임 ''브롤스타즈''로 의외의 순항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누적매출 2060억원을 달성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대중화를 성공시켰고,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대폭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2017년 1월18일 방준혁 넷마블(251270) 의장은 연례 행사인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출시된 지 약 한 달 가량 지났을 때였고, 업계에서는 하루 매출이 70억원에 달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매출과 접속자수 등에서 모두 신기록을 달성했음을 눈으로 확인한 날이었다.

2016년 말부터 열리기 시작한 모바일 MMORPG 시장은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리니지 IP(지식재산권)의 원조인 엔씨소프트(036570)를 비롯, 중견 게임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유명 IP로 모바일 MMORPG를 개발하고 쏟아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되는 게임’에만 열중하다보니 모바일 MMORPG 장르에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불러왔다.

◇모바일 시장은 이미 성숙기..MMORPG 쏠림 ‘심화’

6일을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90%가 이용하는 구글 플레이 게임 최고매출 순위 10위권을 살펴보면 MMORPG 게임은 모두 6개에 이른다. 20위권 내에서는 13개 게임이 MMORPG 장르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최고매출 1위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지난 2017년 출시 이후 부동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PC온라인 ‘리니지’ 이용자들이 모바일로 옮겨와 굳건한 이용자풀을 유지해주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중견 게임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줄고 있다. 위메이드(112040)의 이카루스M 등 중견 게임사들이 내놓은 MMORPG는 ‘신명’이나 ‘왕이 되는 자’, ‘오크: 전쟁의 서막’ 등 중국 업체들의 게임보다 저조한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경쟁 우위에 있다고 여겨져 온 MMORPG 장르가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나친 MMORPG 쏠림 현상이 게임 이용자들의 외면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PC온라인 게임이 주류를 이뤘을 때처럼 국내 게임사들이 인기있는 장르에만 매달리다보니 이용자들이 흥미를 잃을 수 밖에 없다”며 “중국 업체들도 수준급으로 실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에서 여러가지로 시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슈팅게임은 안되는줄 알았는데’..브롤스타즈의 순항

국내 게임사들에게 최근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게임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의 다섯번째 신작 게임 ‘브롤스타즈’다. 슈퍼셀은 글로벌 흥행작 클래시로얄 이후 약 2년 만에 브롤스타즈를 선보이기 위해 18개월의 시범테스트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 이전 사전예약에만 전세계에서 1000만명이 몰렸다.

브롤스타즈는 지난해 12월 출시된 뒤 구글 플레이 인기순위 5위를 유지하고 있고, 최고매출 순위에서도 10위권 내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모바일에서 슈팅게임은 성공할 수 없다’던 게임업계의 편견을 깬 것이다.

한편 업계는 수출국 및 플랫폼 다변화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형 게임사부터 중소형 게임사들은 중국 대신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 국가로 수출을 늘리는 한편 콘솔과 스팀(STEAM) 등으로 플랫폼을 넓히고 있다. 앞서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모두 콘솔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슈퍼셀 브롤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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