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회장뿐이 아니다. 높은 상속세를 이유로 가업승계를 포기한 국내 기업 사례는 많다. 세계 1위 손톱깎이 제조사였던 쓰리세븐도 상속세 때문에 가업 승계를 포기했다. 국내 고무의류·콘돔 제조회사 유니더스와 가구업체 까사미아, 밀폐용기 세계 5위 기업 락앤락 역시 이런 아픔을 겪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과도한 상속세 부담과 각종 규제로 인한 기업의 경영권 매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등 기업가정신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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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역시 상속세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구광모 LG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무려 7000억원이 넘는다. 지난 4월 이우현 OCI 대표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OCI 주식 26만주를 매각해 400억원가량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분율은 6.12%에서 5.04%로 1.08%포인트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1960~1970년대에 문을 연 기업 중 상당수가 2~4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줘야 할 시점을 맞았지만, 높은 상속세율 탓에 사실상 기업 승계가 막혀 있다”면서 “현행 상속세가 유지되면 상당수 기업들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분을 팔수밖에 없고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재계의 가업승계를 촉진하고 기업가정신을 회복시키려면 상속세를 글로벌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업승계 특례제도가 있긴 하지만, 유명무실한 상태다. 외국에 비해 요건이 까다롭고 대상도 제한돼 이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은 연간 70개 안팎에 불과하다. 반면 ‘히든 챔피언’이 많이 나오는 독일에서 가업상속공제는 연간 1만7000건에 이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스웨덴과 캐나다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은 상속세를 폐지했다. OECD 회원국 중 17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다. 13개국은 공제 폭이 넓다. 이 같은 원활한 가업 승계를 통해 포드, 헨켈, 하이네켄 등 해외 유수 기업들은 현재까지도 창업주 가족의 경영 지배력을 유지하며 100년 장수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의 상속세율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일궈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기업가정신 자체를 부정한다”며 “우리나라 세제 근간에는 재벌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 잡고 있어 기업가정신을 약화시킨다. 온갖 편법과 의혹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측도 “기업승계가 단순한 부(富)의 이전이 아니라 기업의 존속, 체화된 노하우 및 핵심기술 전수, 일자리 창출 및 유지, 기업가 정신 함양 등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일자리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정부는 국민혈세를 투입해 단기알바를 만들 필요가 없다. 상속세 등을 낮추면 기업인들이 공격적으로 경영하고 일자리는 자동으로 늘어난다. 가업 승계를 통해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세제·자금·판로 지원 등 종합적 가업승계지원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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