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통증은 직업병, 방치하면 '큰 병'

이순용 기자I 2018.07.22 03:59:00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아프다고 응답, 어깨ㆍ허리ㆍ손목 등 관절질환 다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관절통’은 낯설지 않다. 실제 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이 발표한 설문(직장인 1,049명 조사, 복수 응답)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92.3%)이 질환을 겪고 있으며, ‘어깨 통증(48.9%)’, ‘거북목 증후군(38.5%)’, ‘디스크 등 허리 질환(27.6%)’ 등 관절통을 주로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좁은 공간에서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근무하기 때문에 근육이나 뼈, 관절이 약해지기 쉽다. 거기에 심각한 운동 부족까지 겹쳐 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라면 관절 통증에 대한 예방과 주의가 시급하다.

◇ 온종일 바라보는 모니터…어깨와 목 통증 원인

대부분 장시간, 반복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니 어깨 근육과 힘줄, 인대가 과도한 긴장 상태가 되어 어깨 통증을 호소한다. 목과 어깨 통증은 주로 근육통인데, 목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곳이 심하게 결리고 돌처럼 딱딱한 부위가 느껴지는 상태를 근막동통증후군이라고 한다. 보통 한 자세로 오래 근무하는 사무직 근로자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에게 많이 발병한다. 목이 뻐근한 느낌 정도일지라도 근육 조직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신호이기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근무 중 앉은 자세에서 자주 어깨를 안쪽과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듯이 돌려주고 틈틈이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 주는 것이 좋다.

거북목증후군도 직장인에게 흔한데 C자형 정상 목뼈가 일자형 또는 역C자형으로 변형되고 거북이처럼 구부정한 자세가 되는 것이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20~30대 발병률도 18%에 달했다. 목 통증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90% 이상이 C자 커브가 없으며 현대인들의 목이 점점 일자목에 가깝게 변하고 있다. 모니터 화면을 보려고 고개를 내밀게 되는데, 커브가 없어진 일자목은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이 깨져, 머리를 잡아 주기 위해 목과 어깨 주변 근육에도 무리가 간다.

정상적인 커브를 잃은 목은 머리의 중량감조차도 부담이 돼 목 주위의 근육 신경을 압박, 어깨 결림, 손 저림, 만성 두통 등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주변 근육의 긴장으로 인해 목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게 되면, 해당 부위가 약해져 경추 추간판 탈출증, 즉 목 디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거북목증후군은 잘못된 자세나 습관 때문에 오는 목 변형인 만큼 평소 바른 자세를 의식적으로 지키도록 노력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잠을 잘 때는 경추의 각도를 살려주는 베개를 사용해 목뼈의 C 커브를 유지하도록 한다. 수건을 팔뚝 굵기로 말아 목뒤에 받치고 자는 것도 C 커브 유지에 도움이 된다.

◇ 직장인은 요통 단골손님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경험하게 되는 요통은 단순 요통일 경우가 많은데, 근로자들이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상대적으로 운동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때로는 단순한 요통이 아닐 때도 있다. 허리 디스크, 만성적인 요통 등은 단순 요통과는 달리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이 근무 시간에 쫓기거나 자유롭지 못한 근무 시간 때문에 진료를 제때 받기가 힘들다. 그렇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몸은 몸대로 힘들고 병은 병대로 점차 진행된다.

백경일 강북힘찬병원 의무원장은 “오래 앉아서 생활을 하면 척추 뼈가 경직되어 허리를 삐끗하기가 쉽고, 복부에 살이 붙어 무거운 것을 드는 등 조금만 무리가 가도 쉽게 다친다”며 “복부에 있는 복근과 허리 뒤쪽 신전근이 균형을 이루어 허리를 똑바로 세우기 때문에 운동으로 강화하면 각종 허리 통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앉아있는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되게 되면 허리 아랫부분에 압력이 몰리게 된다. 때문에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 오랫동안 디스크가 눌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급성으로 요통을 일으키게 되고 심하면 다리까지 당기는 통증을 동반한 디스크 질환으로 발전하게 된다. 앉아서 일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우선 등받이가 똑바르고 바닥이 단단한 의자를 선택하도록 하자. 무릎을 엉덩이보다 약간 높게 하면 허리가 편안해 진다. 습관이 되어버린 나쁜 자세만 바로 잡아도 요통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만성적으로 앓아온 요통은 원인이 근육부터 신경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을 수 있으므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거북목 증후군 연령별 환자(2017년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료통계정보>국민관심질병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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