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일 미세먼지와 황사로 숨 막히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다. 해마다 봄이면 극심한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미세먼지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우리 인체 다양한 부위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코와 목 같은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됐다. 그러나 아무리 마스크를 쓰고 주의한다 해도 놓치고 마는 부위가 있다. 바로 얼굴에서 유일하게 노출되는 부위, 눈이다.
◇뻑뻑하고 따가운 눈, 안구건조증·결막염 주의
미세먼지 속에는 중금속과 세균, 곰팡이 같은 유해 물질이 많이 들어 있는데 눈은 아무런 여과 장치 없이 이런 유해 물질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된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하면 눈이 뻑뻑하다거나 매우 피로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랜 시간 미세먼지에 눈이 노출되면 출혈,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다가 건조한 봄 날씨는 안구건조증도 심해지게 만드는데 건조해진 눈은 쉽게 상처를 입게 되므로 봄철, 유독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미세먼지 심한 날, 콘택트렌즈 착용 결막염 초래
봄철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미세먼지나 꽃가루와 같은 이물질이 결막에 직접적으로 접촉해 발생하는 것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아니기 때문에 전염성은 없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지만 눈 화장을 하고 콘택트렌즈를 끼는 여성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카라로 고정시킨 속눈썹은 눈으로 날아 들어오는 이물질들을 제대로 여과해 주지 못한다. 게다가 마스카라 때문에 속눈썹 사이사이에 이물질이 달라붙어 계속 머무르게 돼 문제가 된다. 콘택트렌즈의 경우 미세먼지에 오염된 상태 그대로 우리 눈 속에 긴 시간 머물러 있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게 된다.
송종석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해야 하며 만약 콘택트렌즈를 사용해야 한다면 외출 후 바로 렌즈를 빼 세척하고 되도록 짧은 시간만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 결막염 악화되면 각결막염, 시력 저하
알레르기 결막염은 초기에는 알레르기 치료제와 인공눈물 등으로 1~2주 내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눈을 자꾸 만지거나 비비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결막염이 악화된다고 해서 실명을 초래하진 않지만 결막까지 염증이 퍼질 경우 각결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각결막염은 심해지면 시력저하를 초래한다.
송종석 교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선글라스나 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하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하며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습관은 고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안구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도움은 될 수 있지만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우리 눈을 보호하는 물질도 함께 씻겨 내려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안구세정제 보다는 온찜질 등으로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온찜질은 젖은 물수건보다는 마른 온찜질팩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이때 눈 위를 덮어 5분 동안 유지하고 찜질이 끝나면 눈 주변을 살며시 누르며 문질러 주면 된다. 이렇게 온찜질을 하면 눈의 혈류 흐름이 좋아져 피로감이 빨리 풀리고 눈물층 안정화와 안구건조증 증상이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