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세계 경제 ‘G2 리스크’ 경계해야

선상원 기자I 2017.12.04 06:00:01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 연구단체가 2018년 경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체로 올해보다 내년 세계경제가 더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18년 세계경제가 3.7% 성장하면서 지난 20년 평균성장률(3.6%)을 다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경제에 무시할 수 없는 하방리스크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

먼저 미국의 경기확장국면이 내년 어느 시점에서 끝날 수 있다. 미국 경제는 2009년 6월을 저점으로 올해 11월 현재까지 101개월 연속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순환 역사에서 이보다 경기 확장이 길었던 경우는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때의 106개월, 정보통신혁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던 1990년대 120개월, 두 번 있었다.

이번 경기 확장은 공급 측면에서 셰일가스 생산 증가에 따른 에너지 가격 하락과 수요 측면에서 적극적 재정 및 통화 정책에 기인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약 30% 올라 미국의 총공급 곡선을 좌축으로 이동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8년 금융위기 전 62%였던 공공부채가 최근에는 105%에 이르러 재정정책이 한계에 도달했고, 비정상적 통화정책도 정상화해가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 가계 저축률은 3.6%로 2007년(3.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저축이 줄어든 만큼 내년 소비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런 요인을 고려하면 2018년 어느 시점에서 미국 경제의 확장국면이 마무리 될 수 있다.

이 경우 경기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자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높다. 경기 회복과 더불어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가와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20대 도시 주택가격이 위기 전 수준에 근접했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그보다 훨씬 더 올랐다. 특히 미국 주가는 거품 영역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생산, 소매판매, 비농업 부문 고용 등 경제지표를 활용해서 주가(S&P500)를 평가해보면 지난 10월 현재 주가가 경기를 24% 정도 앞서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 가계 금융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2008년부터 금융자산이 GDP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예를 들면 2008년 2분기에서 2017년 2분기 사이에 명목 GDP는 34% 증가했으나, 금융자산은 68%로 두 배나 빠르게 늘었다. 올해 2분기 현재 가계 금융자산이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7%로 2000년 이후 평균(348%)보다 훨씬 높다. 미국 가계는 금융자산 중 36%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금융자산이 그만큼 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금융자산이 줄고, 이는 미국 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

다음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9년 세계경제가 선진국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중국 경제성장률은 9%를 넘었다. 그러나 중국의 성장내용을 분석해보면 우려스러운 부분이 많다. 2009년 고정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79%에 이를 정도로 투자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부채가 크게 늘었는데, 2016년 말 기업 부채가 GDP의 166%에 이르렀다. 세계 평균인 91%뿐만 아니라 신흥시장 106%보다 훨씬 높다.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기업 부실이 더 늘어날 것이고, 기업회계마저 투명해진다면 부채비율은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다. 중국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지난해 중국 GDP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로 높은 만큼 중국의 구조조정은 원자재 생산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성장에 위험 요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