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회 의장 이상훈 사장, 부문장들과 함께 ‘경영위원회’ 참여
|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현재 각 부문 대표이사 3명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의 역할 및 위상 변화다.
경영위원회는 삼성전자의 연간 및 중장기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 주요 투자 결정을 내리는 곳이다. 올해 46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시설투자(CAPEX)와 해외법인 설립 및 출자 건 등이 모두 경영위원회를 통해 확정됐다.
이상훈 사장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 등과 함께 경영위원회 멤버로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훈 사장은 지난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과 경영위원회 구성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대표 CEO로서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어 이상훈 사장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재무통인 이상훈 사장이 내년부터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주요 투자 결정 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상훈 사장은 이미 여러 차례 등기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앞으론 이사회 의장이면서 가장 연장자인 그가 경영위원회를 주도적으로 이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EO·이사회 의장·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新삼각축
이상훈 사장이 참여할 또 다른 위원회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중심 경영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현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권오현 부회장과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이병기 서울대 교수,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내이사는 권 부회장이 유일해 이상훈 사장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 유력시 된다.
권 부회장은 내년 3월까지 이사회 의장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힌만큼 남은 기간 외국인 CEO 출신 사외이사 추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적절한 인물을 찾게 되면 이상훈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함께 임기가 끝나는 김한중 전 총장과 이병기 교수 등도 새로운 사외이사로 교체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박재완 전 장관을 제외한 전원이 바뀌게 된다. 그만큼 이상훈 사장의 역할이 커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로 선임될 외국인 CEO 출신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거버넌스위원회’의 역할도 주목할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3월 GE(제너럴일렉트릭) 출신의 요란 맘(Goran S. Malm) 보트하우스 회장을 마지막으로 외국인 사외이사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초반에도 독일과 일본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한 전례가 있지만 별다른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출범한 거버넌스위원회는 사외이사 5명으로 이뤄져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정책 사전 심의, 회사의 사회적 책임 등 주요 경영 사안을 관장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을 경우 역할에 한층 무게가 실릴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시대의 ‘뉴 삼성’은 과거 그룹 총수와 미전실, 각 계열사 CEO 등이 이뤘던 삼각축을 CEO, 이사회 의장,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신해 책임·투명 경영이 이뤄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