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불안정한 미래에 대해 반응하기보다는 대응하자는 태도에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다. 오늘 칼럼에서는 조금 다른 제안을 드리려고 한다. 반응 이란 자극에 반응하여 어떤 현상에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대응 이란 어떤 일이나 사태에 맞추어 태도나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단어 자체로만 보면 반응은 무조건 반사, 즉 소극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고, 대응은 의지가 들어간 적극적인 태도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그럴까?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 그 일에 대해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 반응하는 것이 좋을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아마 많은 사람들은 대응하라고 할 것이다. 질문을 좀더 구체화해 보자. 부동산 관련 정부 정책이 발표되었다. 대출 규제를 한다고 한다. 반응하는 것이 좋을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같은 의미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두 단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두 단에는 속 뜻이 있다.
무협지나 무협만화에는 내공과 외공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반응은 내공이고, 대응은 외공이다. 무림의 고수들은 내공과 외공이 모두 뛰어나다. 어느 하나만 부족해도 고수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느 단계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외공보다는 내공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외공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사결정이나 큰 사업을 운영하려면 내공이 있어야 한다.
삼국지 라는 소설의 등장인물을 보자. 삼국지 중 가장 외공이 센 인물은 여포다. 관우, 장비, 조자룡도 외공이 강한 인물이다. 반면 조조, 유비, 제갈량은 내공이 센 인물이다. 이제 오늘 칼럼에서 하고 싶은 속뜻을 이해하실 것이다.
대응은 적극적이지만 대응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거대한 자연과는 싸울 수 없는 것은 자연에 비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정부나 기업체와 대결해서는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개인의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여지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개인 간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소승을 한다. 당연히 소송으로 대응해야 하는 일은 해야 한다. 그런데 소송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부분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소송을 하는 것이다. 대응에 대한 기대 효과는 그 정도일 뿐이다. 그 이상을 기대하지도 않고 기대할 수도 없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불법행위가 될수도 있기 때문다. 내가 손해본, 혹은 손해볼 만큼만 소송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반응은 두가지가 있다. 무관심 반응과 관심 반응이다. 길을 가다가 앞사람과 어깨가 부딪힐 수 있다. 아플 수 있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냥 가던 길을 간다. 무관심 반응이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한다. 대출 안 받지 않을 것이라면 무관심 반응을 보이면 된다. 택지개발 규모를 줄인다는 발표를 한다. 어짜피 서울이나 기존 신도시를 선택할 거라면 무관심 반응을 보이면 된다.
반면 나를 향해 걸어오는 앞사람은 핸드폰 보고 걷는 걸 보니 나랑 부딪힐 수 있을 거 같아서 피해서 가야겠다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관심 반응이다. 정부가 대출규제를 하는구나. 다주택자들은 이제 6억원 이상은 무조건 안되는구나. 6억원 이하 물건에 수요가 몰리겠네. 건설사도 6억원을 왠만하면 안 넘기려고 하겠네. 그런 물건이 있는 지역이 어디지 라는 것은 관심 반응이다.
전세금 올려주는 것이 정말 싫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던 말던 내 집에서 살고 싶어, 대출이 조금 부답스럽지만 매수해서 이제 내 집 살래 라는 것도 관심 반응이다.
정리해 보자. 같은 한자를 쓰는 반응에는 이런 의미도 있다. 물질 사이에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 물질의 성질이나 구조가 변하는 것. 그렇다. 반응은 성질이나 구조가 변해야 제대로 반응이 된 것이다. 나는 변하지 않고, 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나에 맞추어서 변화될 것이라고는 기대해서는 안된다.
반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피하기도 하고, 다른 생각도 해 보고, 정부의 방향에 순행도 해 보고 기업체들을 따라도 해 보고 정부나 기업체가 신경쓰지 않는 틈새를 찾아보기도 하고 그렇게 반응해 가시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응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응은 오히려 쉽다. 똑같이 짝을 지어 주면 되기 때문이다. 대응의 다른 의미는 짝짓기다. 이미 단어의 의미 속에 해결 방법이 담겨 있다. 하지만, 반응은 특히 제대로 된 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 노력이 필요하다. 세상을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인사이트다.
대응할 일 보다는 반응할 일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가 변해야 한다. 나의 성질과 구조가 변해야 합니다. 세상이 변하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내가 변화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더리서치그룹 김학렬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저자로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이데일리 등 주요 일간지, 각종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4만명이 구독하고 있는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