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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시대’ 맞이할 준비 돼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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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17.01.20 06:00:00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민주당 후보와의 본선은커녕 공화당 경선에서조차 승산이 거의 없이 한낱 ‘이단아’로 치부됐던 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내세워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이 구호는 2012년 대선 직후 그가 상표등록을 해놓은 것으로, 다음 대선에선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를 쓰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던 마당이다.

정권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 ‘적대적 승계’인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가 노골화될 전망이다. 당선인 신분으로 포드, 애플 등 미국 기업은 물론 현대차와 독일 BMW, 일본 도요타 등 외국 기업들을 상대로 미국에 투자하지 않으면 국경세 등으로 보복하겠다고 윽박질러 줄줄이 굴복을 받아 낸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이 제2의 수출시장인 우리로서는 안보 요인까지 겹쳐 더더욱 긴장되는 처지다. 트럼프가 그동안 여러 번 거론한 ‘안보 무임승차론’은 독일, 일본과 더불어 한국이 최대 표적이다. 50% 안팎으로 추정되는 방위비 분담금(연간 9000억원)을 우리보고 몽땅 떠안으라는 것도 그렇지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와 전략무기 운용비까지 덤터기 씌우려 한다는 소문마저 현실화되면 국방비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을 게 뻔하다.

그러나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가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완전히 결별하는 ‘하드 브렉시트’ 방안을 발표하기가 무섭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이 단맛만 빨아 먹는 ‘체리 피킹’ 협상은 없다”고 맞받아쳤다. 사드 보복을 우리에게 가하면서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규탄하는 중국의 자가당착도 매한가지다. 바야흐로 세계는 온통 각자도생에 한창이건만 우리는 탄핵정국에 빠져 때 이른 대권싸움에 매몰되고 있으니 딱할 뿐이다.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면 이러한 대결구도가 더욱 첨예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미리부터 걱정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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