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에 듣는다]유성엽 교육문화위원장 “교육부 합의제 기구로 재편”

하지나 기자I 2016.06.29 06:00:00

20대 국회 상임위원장 릴레이 인터뷰③
"정권과 상관없이 교육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역사교과서 국정화, 누리과정 예산, 정부여당의 전향적 입장변화 필요"
협치 인정하면서도 원칙 강조.."박수치고 끝낼수는 없지 않나"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이 국회 본관 교문위원장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선상원 하지나 기자] 20대 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던 19대 국회와 달리 여야 모두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협치가 작동하면서 장기화 우려에도 20대 국회 원구성은 속전속결로 마무리됐다. 다만 여소야대의 3당 체제라는 변화된 환경과 차기 대선을 앞둔 여야의 기싸움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회 각 상임위원장들의 책임과 역할은 보다 중요해졌다. 이데일리는 20대 국회 전반기 주요 상임위원장들과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주요 현안과 쟁점, 향후 운영방안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대로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을 없애야 한다. 교육부를 없애고 가칭 국가교육위원회라는 합의제 행정기관을 통해 교육정책의 독립성, 중립성, 자주성을 보장해야 한다”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교육부 폐지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며 “교육부를 금융위·공정위·방통위와 마찬가지로 합의제 행정기관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위원장은 “헌법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교육부장관을 대통령이 위임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이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교육부 폐지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그는 대학의 자율을 위해서라도 교육부의 권한 축소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대학 총장 인선방식이 간선제로 전환한 이후 여전히 5개 대학에서 총장이 공석”이라면서 “대학이 교육부 입김에 손아귀에 벗어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적어도 간선제에서 1등으로 뽑힌 사람이 결정적인 하자가 없을 경우 바로 임명해주는 것이 옳다”면서 “왜 정부가 국민들 위에 군림하면서 국민들의 뜻을 꺾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쓴소리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누리과정 예산 부담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교문위가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 위원장은 “내년 3월에 국정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보급된다. 국민 다수가 반대했는데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면서 “집필진도 공개하고 기준도 투명하게 밝히겠다고 했는데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이대로는 묵과할 수 없다”고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여의치 않을 경우 국정교과서 금지 법안을 통해서라도 막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교과서를 금지하고 검정체로 회귀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더민주 의원 26명과 국민의당 의원 7명 등 총 33명이 찬성하면서 야권공조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그는 현재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와 협상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자신했다. 문제는 올해 예산이다. 유 위원장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1조8000억원의 어린이집 누리과정예산을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나눠서 분담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예를 들어 정부가 9000억원, 나머지 중 절반인 4500억원은 시도와 시군구가, 나머지는 시도교육청에서 분담하는 것”이라면서 “서울시도 당장 7월이 되면 예산이 바닥난다. 지금 당장 뭐라도 해야한다. 추가경정예산에 포함시키든지 그것도 안되면 예비비라도 써서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야당이 다수당이 됐지만 과거 다수당의 잘못된 길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 법안소위도 여야 동수로 구성되서 법안이 의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박수치고 끝낼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협치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본 원칙은 포기할 수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전북 정읍(56) △서울대 외교학과 △행정고시 27회 △전라북도청 경제통상국장 △정읍시장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18·19·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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