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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곶자왈은 ‘곶’과 ‘자왈’이 합쳐진 고유 제주어이다. 곶은 ‘숲’. 자왈은 ‘덤불’이다. 풀과 나무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숲인 셈이다. 주로 해발 200~400m 안팎의 제주 중산간지역에 위치해 있다.
제주도에는 한경-안덕, 조천-함덕, 애월, 구좌-성산 등 네 곳의 큰 곶자왈 지대가 있다. 제주도는 2011년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구억·신평리 일대 150만여㎡를 ‘제주곶자왈도립공원’으로 지정·고시했다. 도립공원 내 탐방 코스 전체 길이는 6.9㎞다. 오찬이길(1.5㎞), 빌레길(1.5㎞), 한수기길(0.9㎞), 테우리길(1.5㎞), 가시낭길(1.5㎞) 등 5개 길이 서로 연결돼 있다. 2시간가량이면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이곳은 돌, 나무, 풀들이 뒤엉켜 야생의 별천지를 형성한 모습이 신비감을 더해 준다. 온대와 난대 식생이 어울려 상상을 초월하는 숲을 펼쳐놓는다. 이질적인 두 식물이 어떻게 한데 어우러져 있을까. 독특한 제주도의 지형 덕이다. 화산 분출 시 점성 높은 용암이 흐르다 굳어지고 다시 쪼개져 크고 작은 바위 덩어리가 됐다. 이런 지형은 보온과 보습효과가 뛰어나 두 종류의 식물이 잘 버틴다. 이런 형태의 숲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다. 50여종의 동식물이 이 숲에 몸을 붙이고 산다.
생명의 신비감을 느끼며 숲 속을 여유롭게 거닐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 바로 옆에는 ‘우마급수장’이 있다. 과거 방목장으로 사용될 당시 소와 말들의 생명수를 공급하던 곳이다. 급수장도 각종 생명체를 품고 있다. 우마급수장은 빌레(평평하고 넓은 바위) 위에 만들어져 한여름에도 마르지 않는다. 빌레는 점성이 낮은 묽은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부풀어 올라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이다.
숲길 곳곳에는 제주의 역사도 숨어 있다. 제주 4·3항쟁 당시 마을주민이 만들어 놓은 석축과 참호 등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이곳도 곧 공개될 예정이다. 올 7월 시범운영을 거친 뒤 내년부터 본격 개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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