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M&A를 보면 기업의 미래가 보인다

정병묵 기자I 2014.02.24 06:10:1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인수·합병(M&A)을 보면 그 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다.’ ‘송충이는 솔잎만 먹고 산다’는 게 기업 생태계에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구글, 애플, 삼성전자(005930), 아마존 등 IT 공룡 기업들은 M&A를 통해 미래 신수종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눈을 붉히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기차 제조업체 머스크의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애플 본사를 방문했다. 이 뉴스의 이면엔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애플이 실제 전기차 사업에 진출할 지는 미지수지만 PC·스마트폰 제조사가 살아 남기 위해 전혀 다른 분야까지도 폭넓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글 ‘로봇’..애플 ‘지도’ 관심

‘공룡 M&A’ 기업 구글의 포식성은 유명하다. 검색 서비스로 시작해 모바일 운영체제, 하드웨어, 클라우드까지 숨 가쁘게 사업을 확장한 구글의 요새 관심사는 로봇이다. 구글은 작년 12월 한달 간 샤프트, 메카 로보틱스, 레드우드 로보틱스, 홀로미 등 6개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2013~2014년 글로벌 IT 기업 주요 M&A 일지.
구글은 로봇을 무인 스마트카와 엮어 자동화 택배 서비스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모하비 사막에는 구글이 투자한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준공돼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무인 배송 서비스는 공룡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먼저 눈독을 들였다. 아마존은 지난해 로봇 개발사 키바시스템스를 약 8억 달러에 인수, 로봇 무인 배송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또 ‘이보나 소프트웨어’ ‘에비’ 등 음성인식 서비스 기업을 품었는데 음성 인식 기술이 적용된 로봇 서비스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게가 덜 나가는 물품을 무인비행기를 통해 고객의 집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로 상용화될 시 물류 시장에 획기적인 변화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로케이셔너리 등 지도 서비스업체 4곳과 저전력 반도체 업체인 파시프 및 데이터 분석 업체 큐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애플이 개발 중인 스마트시계, 스마트 안경 서비스에 위치정보 서비스를 적극 접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몸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 및 위치정보 서비스를 위해서는 전력 소모가 적은 반도체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 필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삼성 ‘의약품’ 박차..국내 기업 M&A 관심 높아져

한국 IT 기업들도 점점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구글, 아마존처럼 ‘초대형’ 규모는 아니지만 중소형 업체 또는 서비스를 사들인 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전기차 배터리 SB리모티브, 시스템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 카본 디자인 시스템즈를 비롯해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클라우던트, 바이오 의약업체 뉴로로지카 등의 업체를 인수했다. 삼성은 향후 6020억 원을 바이오 의약 분야에 투자하는 등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등 사업을 육성키로 한 바 있다. LG전자(066570)도 지난해 HP로부터 ‘웹OS’를 인수, 자체 스마트TV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한 IT기업 대표는 “한국 업체의 경우 과거 실패 경험 때문에 M&A를 자제해 왔으나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에 도태되지 않기 위해 M&A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수많은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예상치 못한 한국발 대형 M&A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은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여하기보다 시장에 나와 있는 중소 벤처들을 구매하고 있는 추세”라며 “시장 진입이나 각종 비용, 개발기간 단축 등 여러 측면에서 M&A가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MWC2014]타이젠 연합, '삼성 기어2' 탑재로 속도 낸다
☞[MWC2014]웨어러블 시대 본격 개막
☞[MWC2014]세계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14' 24일 개막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