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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분의1' 대물 참조기가 찬밥된 사연

장영은 기자I 2014.01.22 06:00:00

없어 못 팔던 大漁, 팔 곳 없어 냉동고 신세
현대百, 어가 돕기 위해 산지 가격에 판매 결정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대물 참조기는 ‘귀한 생선’으로 통한다. 특히 크기가 35cm 이상되는 참조기는 물건 구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2년간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거래된 물량 12만9000박스 중 겨우 2박스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 박스에 들어가는 평균적인 물량을 고려하면 약 16만 마리의 생선을 잡을 때마다 겨우 한 마리가 잡힌다는 뜻이다. 평소에는 대물 참조기 한 마리에 25만원 정도에 팔릴 정도다.

35cm이상 크기의 ‘대물 참조기’(오른쪽바구니)와 일반 참조기(왼쪽바구니)
하지만 이 귀한 생선도 일본 방사능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수산물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데다 가격까지 비싸 대물 참조기가 제주도 냉동고에 기약 없이 방치됐다.

현대백화점(069960) 수산물 담당 바이어 이정훈씨는 이달 초 설 선물세트로 쓸 굴비 상품 점검차 제주도 협력업체에 들렀다 이 소식을 들었다. “대물 생선은 잡히기만 하면 서로 먼저 구하려고 경쟁하던 상품인데..” 이 바이어는 본사에 구매를 건의했고 현대백화점은 대물 참조기 판매를 결정했다.

가격을 대폭 내렸다. 100마리 한정으로 원가 수준인 9만원으로 가격을 결정했다. 산지 매입가격인 8만5000원에 운송료 등 기본 비용만 더한 가격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량이긴 하지만 어민들의 힘든 상황을 알게 된 마당에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고급 요릿집에서 선보이는 생선인 만큼 가격만 낮추면 백화점 고객들에게 수요가 있을 것이란 판단도 섰다.

현대백화점은 대물 참조기와 같이 희귀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생각이다. 희귀 생선이 잡히면 즉시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제주도, 부산, 여수, 목포, 태안 등 주요 산지 협력업체들과 24시간 연락이 통하는 체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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