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게 위대하게' 흥행돌풍, '위대한' 수익률..5일만에 본전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꽃미남 배우 김수현의 주연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5일 만에 350만 돌파 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메인 투자사인 ‘미시건벤처캐피탈’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문화컨텐츠 전문 창업투자회사(창투사)인 미시건밴처캐피탈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총 예산 70억원 중 3분의 1을 투자했다. 약 25억원이다. 투자 수익률은 이미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손익분기점(BEP)를 넘겼다. 미시건벤처캐피탈 관계자는 “‘1천만(관객) 갑시다’로 인사를 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투자 수익률 연 13%…문화컨텐츠 투자 “이제부터 시작”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문화컨텐츠 벤처투자를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영화 투자의 큰장이 열리고 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올해부터 한국영화 투자를 위한 안정적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7월 개봉예정인 한국판 ‘아바타’로 불리는 ‘미스터 고’의 흥행여부가 업계의 투자 판도를 결정할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영화의 투자 수익률은 13%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 7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특히 영화 수익성의 잣대가 되는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영화는 총 22편으로 전체 상업영화 70편 중 약 31.4%를 차지했다. 개봉 영화 10편 중 3편이 수익을 낸 셈이다. 이 중 투자 수익률 100%를 상회하는 작품은 12편으로 전체의 약 17.1%나 됐다.

이는 국내 영화 인구 급증과 한국 영화 점유율 확대에 기인한다. 지난해 전체 영화 관객 수는 역대 사상 최대인 약 2억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1.9% 성장한 수치다. 이중 한국 영화 점유율도 60%에 달했다. 게다가 집에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VOD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VOD 시장규모는 500억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1조원까지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다양화…개인도 영화투자 ‘대박’ 가능

이처럼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되면서 문화컨텐츠 벤처캐피탈업계가 호황을 받을 전망이다. 중소형 창투사로 잘 알려지지 않은 ‘캐피탈원’은 저예산 영화에만 투자하며 수백배의 수익을 올렸다.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7번방의 선물’ 등에 투자했다.

투자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편의 영화에 일회성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제작 관련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의 1세대로 꼽히는 KTB네트워크는 상반기 히트영화 ‘7번방의 선물’을 제작한 ‘NEW’에 투자했다. 영화 제작사의 지분에 투자한 것이다. KTB네트워크는 영화 음향 관련 업체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개인도 영화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대표적 사례로 강풀의 유명한 웹툰을 영화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들 수 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감독인 추창민 감독의 직전 작품이다. 총 예산 10억원이 투입됐다. 이중 개인이 4억원을 투자해 200%의 수익을 냈다. 그는 4억원을 투자해 8억원을 번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