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삼성전자가 이건희 그룹회장의 장남인 이재용씨를 상무보로 선임함으로써 삼성그룹의 3세 후계 체제가 공식화됐다. 이재용씨는 68년 서울생으로 현재 33세다.
이 상무보는 경복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대학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98년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맏딸인 세령씨와 결혼해 지난해 12월 첫아들을 얻었다.
이재용 상무보는 삼성의 후계자라는 "특성" 때문에 개인적인 생활 등은 그간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으나 그를 접해본 사람들은 대체로 "겸손하고 예의바른 청년"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다.
대인 접촉을 꺼리는 부친과는 달리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게 중평이다. 그러나 일에 대한 집착이나 집중력은 상당하다고 그를 만나본 재계 관계자들은 귀뜸한다.
사교적이고 활달한 성격은 "외가로부터", 일에 대한 집중력이나 비즈니스 감각은 "친가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금융 컴퓨터 산업 등 관심분야에 대한 지식은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상무보와 대학교를 같이 다녔던 학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장남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을 정도로 특별나게 굴지 않았다"며 "엄격한 가정에서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고 자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재용 상무보는 유학시절 전통산업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상무보의 석사논문은 "일본 제조업 산업공동화에 대한 고찰"(95년)로 일본의 제조업이 엔고 등으로 비용구조가 높아지자 해외진출이 늘어난 데 대한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박사과정에서 이 상무보는 컴퓨터 산업을 주된 연구분야로 선정했다. 이는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의 사업구조가 반도체 LCD 모니터 등 컴퓨터 관련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었다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이다.
이재용 상무보는 미국 유학시절 월 스트리트에서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 등 유명 인사들과 의견을 나누는 등 금융부문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용 상무보를 가까이서 접했었던 황영기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국제금융부문에 관심이 많고 이해도 빨랐다"며 "그룹의 고위임원들과 만날때도 총수의 아들이란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행동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또 하바드대학에서 같이 수학했던 이승현 AT커니 이사는 "이재용 상무보는 통학시간을 아끼기 위해 기숙사 생활을 할 정도로 검소하고 성실했었다"며 "주변사람들의 얘기를 주로 많이 듣는 편이었다"고 평했다.
이재용씨의 상무보 선임으로 삼성은 본격적인 3세 후계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따라서 이재용 상무보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검증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와 "삼성전자"를 통해 삼성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며 화려하게 삼성의 총수로 데뷔했다. 이재용 상무보는 과연 어떤 사업부문을 통해 삼성의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를 굳힐까. 이재용 상무보에 대한 관심은 그런 점에서 단순히 삼성의 후계자에 대한 관심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