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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은 대형화·美는 매입 제한…韓 임대주택 기관화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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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6.08.11 00: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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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집주인 시대] ③
日, 리츠·PEF 중심 임대주택 대형화·전문화
美, 지역 편중·수수료 논란에 기관 매입 제한
韓도 신규공급·지역집중·수수료 관리가 관건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임대주택 시장의 기관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과 미국에서는 기관 자본의 역할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린다. 일본에서는 리츠(REIT)와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임대주택의 대형화와 전문화가 이뤄지며 하나의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미국에서는 기관투자자의 단독주택 매입이 일부 지역에 집중되고 임대료와 각종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대형 기관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관 자금의 임대주택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택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신규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한편 특정 지역으로의 투자 집중과 임대·관리 수수료를 관리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6.7조원 日 임대주택 거래 시장…기관 자산으로 키워

일본에서는 소형 임대아파트가 리츠·보험사·연기금의 주요 자산으로 성장했다. 여러 주택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어 투자하고 전문 사업자가 운영하는 구조가 발전하고 있다.

홍콩계 주거 투자·운영회사인 대시리빙(Dash Living)의 인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블랙록, 슈로더 등 글로벌 기관과 협업한 주거 전문 사업자다. 회사는 지난 3월 도쿄도에서 △쿠라마에 △료고쿠 △네즈 △토라노몬 △신주쿠 등에 위치한 멀티 패밀리 주택 8채(총 550가구)를 약 4억달러(약 5644억원)에 인수했다.

미즈호신탁은행이 올해 6월 발간한 마켓리포트도 임대주택으로 유입되는 기관 자금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일본 일동 임대 맨션 거래액(임대용 공동주택 건물 전체가 통째로 매매된 거래 규모)은 7580억엔(약 6조 77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00억엔(약 894억원) 이상 거래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동시에 아파트나 맨션을 기관이 장기간 보유하면서 임대와 공실, 시설관리 등을 전문 회사가 담당하는 구조도 자리 잡았다. 일본 최대 주거 전문 리츠인 어드밴스 레지던스(Advance Residence)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리츠는 올해 1월 말 기준 287개 임대주택(2만 2688가구)을 보유했다. 투자 원칙상 5~10년간 자산을 보유하며 임대 관리는 전문 부동산관리회사(PM)에게 맡기고 있다. 매월 임차인의 입·퇴거와 임대료 수납, 민원, 수선 현황 등을 보고받는 식으로 운영한다.



부작용 커진 美…실수요자에 매수기회 먼저



미국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압류된 단독주택을 기관투자자들이 대량 매입했다. 매입된 곳들은 곧 임대주택으로 전환됐다. 기관투자자들은 낮은 조달금리와 대규모 자본으로 보유주택을 늘렸다.

미국 대형기관의 단독주택 보유 비중 자체는 높지 않은 편이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이 올해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단독주택 비중은 2024년 기준 전체 단독주택의 1~3% 수준으로 집계됐다. 신시내티·댈러스·잭슨빌·내슈빌·피닉스·시애틀 등 6개 도시권 내 기관투자자의 단독주택 보유 현황을 파악한 수치다.

그러나 임대용 단독주택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관이 보유한 임대용 단독주택은 시애틀이 4%, 잭슨빌은 22%에 달했다. 특정 지역 임대용 단독주택 시장에서 기관 보유가 집중됐다는 뜻이다.

임대료·수수료 논란도 확대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대형 단독주택 임대사업자 인비테이션홈즈(Invitation Homes)가 임차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의무 수수료 등을 부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소비자 환급에 합의했다. FTC는 지난 3월 피해 소비자 44만여명에게 4720만달러(약 666억원) 이상을 환급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정책 방향을 꺾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기관투자자가 실수요자가 살 수 있는 단독주택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관투자자가 단독주택을 취득할 때 연방정부와 정부 보증기관이 지원하는 걸 제한했다. 또 개인 실수요자에게 먼저 매수 기회를 주는 ‘퍼스트 룩(first-look)’ 정책을 확대했다.

우리나라도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추진 중인 만큼 전문가들은 일본과 미국 사례에서 참고할 지점이 많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규공급 여부 △지역집중도 △임대료·수수료 관리 장치를 중심으로 기업형 임대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제적 안정성 △회복력 있는 수익률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라는 드문 조합으로 세계 3위 규모에 달한다"며 "기업형 임대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인 한국의 경우 장기 기관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수익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잠재력이 있고, 펀더멘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보여주는 자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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