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부문에서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다 그간 투자를 쏟아온 배터리 부문에서도 좀처럼 적자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SK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를 내려잡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1.88%(2000원) 내린 10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대비 25.66% 하락한 수치다. 지난달 31일 10만원대가 무너지며 장중 52주 신저가(9만9600원)를 경신한 후 전일 석유 테마 호재를 타고 6%대 반등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를 탔다.
같은 날 한국석유(004090)와 동양철관(008970) 등이 상한가에 직행하는 등 석유·가스 관련 테마에 지속적으로 수급이 몰리는 상황도 SK이노베이션에 힘이 되지 못했다.
그간 약세를 이어온 2차전지 관련주가 오랜만에 일제히 반등에 나선 상황도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부진한 흐름을 지속한 배터리 관련주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에코프로비엠(247540)이 1%대, 포스코퓨처엠(003670)이 2%대, 에코프로(086520)가 3%대 반등하며 한숨을 돌렸으나 SK이노베이션은 상승 흐름을 타지 못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날 1.12% 올랐고, 구성 종목 중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만 약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이 대외 호재에도 주가 약세를 보인 것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큰 탓이다. 특히 실적 악화가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제마진 급락으로 정유 부문의 실적이 악화하고,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 배터리 계열사 SK온의 사업 부진으로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SK온 가동률 회복 여부가 적자 축소의 변수인데 그나마 하반기에는 전기차 업황 회복에 따라 적자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전기차 업황 회복 전까지는 주가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를 기존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낮춰잡았다. 삼성증권은 16만원을 제시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올해 2~3분기 정유와 배터리 동시 약세에 주의해야 한다”며 “정유 부문은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하회할 것으로 보이며 배터리 가동률은 70% 전후로 부진해 적자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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