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 추도식에 맞춰 진행된 ‘공교육 멈춤의 날’에 전국 교사들이 교권 회복을 위한 집단행동을 단행한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연가나 병가 신청을 두고 갈등이 빚어졌다.
| (사진=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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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연가와 병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를 당하거나 지적을 받았다는 후기가 다수 게시됐다.
교사 관련 소식을 전하는 한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서는 한 학교 교장이 병가를 제출한 교사에게 “오늘 사안이 엄중해 고지한 대로 생명의 위협에 관계된 병가만 승인할 수 있다”며 “출근 명령대로 출근하시기 바란다. 출근하지 않으면 무단결근”이라고 메시지를 보낸 사진이 공개됐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병가 사용 후기가 속속 올라왔다. 한 교사는 “28명이 아침에 (병가를) 통보해 지원청에서 장학사가 온다고 하더라”며 “아이들이 교실에서 교사 없이 놀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교사는 댓글로 “우리 학교도 그만큼 (병가를) 썼다. 교장 선생님은 결재 안하고 계신다”고 적었다.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 집회에 많은 교사가 참가해 교권 회복 및 교육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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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교사는 “저는 병가를 내고 인근 정신과에 방문해 우울증 약을 처방받고 왔다”며 “파면 해임하겠다는 공문을 뿌리고 교육감과 관리자, 평교사를 갈라치기 하는 (교육부의) 방법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학생의 수업권 침해와 교권 침해 문제학생을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고시안에는 충분하게 제안되지 못한다”며 “우리 아이들을 엄석대에게 굴복시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연가·병가를 낸 교사의 규모를 집계하고 있지 않고 있다. 전국 시도 교육청과 지역 교원노조 등에 따르면 상당수 초등교사들이 서이초 교사의 추도식에 참여했다. 부산에서는 초등교사 1500여명이, 경남도는 초등교사 1300명이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강원 지역에서는 1000명 이상이 동참했고 광주에서는 초등학교 7곳이 하루 휴업을 결정했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수업을 단축하거나 사전에 학부모들이 단체로 체험학습을 신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