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최종금리 3.5% 이상 필요하다는 금통위원 있어”

조용석 기자I 2022.10.17 06:00:00

이창용 총재, 15일 미국 현지서 기자단 간담회
“한미금리차, 금통위 상황 따라 판단”…기계적 인상 부정적
유가 100달러 넘으면 다시 6%대 물가 올라갈수도
“한미 통화스와프 Fed가 결정할 문제…충분한 정보 공유”

[워싱턴D.C.(미국)=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종금리가 3.5%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도 있다”며 “3.5%가 수준이 적당한지는 여러 전제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유가 상승 등 글로벌 대외변수 발생시 최종금리가 3.5%를 넘어설 수 있음을 예고한 셈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급격한 유가 상승 등 변수 없어야 3.5% 수준 적절”

이 총재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최종금리가) 3.5%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위원도 있고, 그 아래로 판단하는 위원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0.5%) 올리는 ‘빅 스텝’을 밟았다. 사상 첫 5번 연속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3.0%가 됐다. 이 총재는 당시 내년 최종금리가 3.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는 3.5%가 아니라 3.5% 수준이다. 3.5%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금통위원도 있고, 밑이라도 보는 분도 있다”며 “다만 모든 의견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급격한 유가상승 등 없이 지금 예상대로 갈 때 3.5% 수준이 좋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말 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한미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11월 금통위에서 다시 빅 스텝을 밟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한미 금리차가 1% 이상 발생해도 괜찮냐는 질문에는 “(한미 금리차를 고려해)기계적으로 결정한다면 금통위원은 필요가 없다”며 “상황에 따라 과도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이 금통위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차를 의식해 외부요인 고려없는 기계적 금리인상은 지양할 것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경제당국에서 말하는 ‘10월 물가 정점론’에 대해서도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가 안정적이라는 가정 하에 도출한 예상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설 경우 다시 물가로 6%대 치솟을 수 있느냐는 질의에 이 총재는 “그렇다”며 “유가가 100달러를 넘으면 미국 물가수준이 올라가고 그러면 미국이 다시 금리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향후 유가가 어떻게 될지 선물시장보다 더 잘 예측할 수는 없기에, 전제를 두고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동행기자단 제공)


◇“한미 통화스와프 Fed가 결정할 문제…충분한 정보 공유”

이 총재는 한국 금융시장은 일부 아시아 신흥국 등과 달리 외국인 자본유출 징조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본 유출이라기보다는 최근 몇달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내국인 해외투자가 굉장히 많아 (외화를)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의기간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 및 재정부양책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로벌 공감대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에 대해서는 “그 걱정을 하기에는 인플레가 너무 높다는 것이 (글로벌)컨센서스다. 오히려 하이(high) 인플레 때문에 성장률 더 침체될 수 있다는 걱정이 더 많다”며 “잠재성장률 걱정은 지금 단계에서 할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미 통화스와프(교환)에 대해서는 “연준이 글로벌 경제상황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결정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한은과 연준은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만나서도 한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상황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 9월 환율방어를 위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0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196억 달러를 사용한 데 대해서는 “당시 우리 펀데멘탈에 비해 과도하게 (원화가)절하돼 이를 놔두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형성될 수 있어서 막은 것”이라며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보유액은 지금 사태에 대비하게 위해 갖고 있는 것이며, 4000억 달러 이상의 되는 외환보유고는 충분한 양”이라며 “(국제사회에서도)한국의 외환 보유고 자체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회의기간 만난 이들 중 한국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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