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의 한국사 연표 왜곡 사건은 동북공정의 연장선”이라며 이 같이 해법을 제시했다. 조법종 교수는 “중국 측에서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학술연구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그것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것은 ‘현재진형형’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미래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고대의 북방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진행한 ‘한중일 고대청동기’ 특별전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한 한국사 연표를 버젓이 게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를 중국 측이 임의로 수정해 고구려와 발해 부분을 아예 삭제해버린 것이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정을 요구하자 중국 국가박물관에서는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논란이 불거진 후 이틀 만이다. 이 같은 중국 측의 회신은 사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무마시키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표를 바로 잡아 다시 게재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린 것은 역사를 중국의 의도대로 조작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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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교수는 앞서 JTBC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진실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동북공정 자체가 남북통일이 됐을 때의 관계까지 고려한 중장기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남과 북이 통일된다면 영토 문제와 더불어 조선족으로 지칭되는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원초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역사적으로 양국, 민족간 문제를 정리하는 방법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고구려와 발해가 있던 만주 일대는 우리 한민족의 5000년 역사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무대였다. 우리 민족의 상징이었던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분으로 편입시켜 중국이 가장 신경 쓰는 영토와 소수민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얕은 ‘꼼수’를 쓰는 거다. 우리 측의 반발로 정치적으로 쟁점화되는 걸 잠시 피했지만, 중국 내 다른 박물관에서도 역사 왜곡 현상은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
민족정신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 중국 측의 동북공정 시도가 있을 때마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강력한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방침이 중국에 엄중하게 통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역사의 근간을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기조와 국가의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역사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치적인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근본적인 대응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남북 통일까지 고려한 미래 비전으로 설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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