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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가 출발선에서 받아든 경제 지표에는 일제히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까지 뛰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나타낸 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3%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개월간 3%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4.1%) 4%대로 올라섰다. 4월엔 4.8%까지 치솟았고 두 달 만에 5%대에 진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지속 등에 따라 물가 상승세는 계속해 확대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8일 내놓은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4.8%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활동과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는 하락세다. 지난 4월 생산과 소비, 투자는 일제히 줄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까지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통계청은 통상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는데, 그 만큼 경기 전환 신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와 투자 부진에 1분기 경제 성장은 이미 크게 둔화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전기대비 0.6%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속보치에 비해 0.1%포인트 낮아졌다.
국내외 기관들도 일제히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고 있다. OECD는 지난해 말 올해 한국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전날 내놓은 경제전망에선 2.7%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7%로 내려 잡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다음 주 내놓을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 후반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전반적으로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성장률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이를 시사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망에서 올해 경제가 3.1% 성장할 것으로 봤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한편 민간 역동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단 계획이다.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에도 이를 위한 세제와 규제 개편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추 부총리는 “저성장을 극복하고 성장·분배의 선순환 기틀을 마련하려면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민간과 시장, 기업 중심으로 경제운용을 축을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