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대 대선이 마무리 됐습니다. 사상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과 함께 펼쳐졌던 이번 선거는 불과 0.8%포인트 차이 초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윤석열 호의 출범으로 막을 내렸는데요. 이번 대선에선 선거사범도 무더기 적발됐습니다. 특히 이번 대선 유세현장에서 폭력으로 선거운동을 방해한 ‘테러’ 행위는 보는 이의 탄식을 자아냈습니다. 경찰은 “폭력으로 선거운동을 방해하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탄하며 선거사범에 대해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송영길 ‘둔기 피습’ 70대 유튜버 구속 △‘막대 엽기 살인’ 40대 “경찰 초동조치 미흡” 주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채용비리 혐의 1심서 무죄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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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유세현장에서 폭력으로 선거운동을 방해한 ‘테러’ 행위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의 의미를 퇴색시켜 안타까움이 컸는데요. 서울 신촌 유세 현장에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를 둔기로 가격한 70대 남성이 구속됐습니다. 서울서부지법 신철민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9일 특수상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튜버 표모씨(70)에 대해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앞서 이날 오후 황토색 점퍼에 회색 운동복 바지를 입고 영장심사에 출석한 표씨는 ‘왜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반복했습니다.
표씨는 지난 7일 오후 12시5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선거유세 중이던 송 대표 머리를 검은 비닐봉지로 감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친 혐의를 받습니다. 송 대표는 두개골 바깥부분이 함몰되면서 뇌진탕 소견을 받았습니다. 표씨는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 등을 외치며 송 대표를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경찰은 대선 관련 선거사범 1383명을 수사해 7명을 구속하고 75명을 송치했습니다. 구속된 피의자 7명은 표씨를 포함해 선거운동 방해 3명, 투표소 소란 행위 2명, 공보물 절취 1명, 인쇄물 배부 1명입니다. 대구에서 선거운동원 2명을 폭행하고 대선후보 현수막 6개를 훼손하거나, 서울 사전투표소에서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일으키고 이를 제지하는 투표사무원을 폭행한 사례 등도 있었습니다. 선거사범 유형별로는 현수막과 벽보 훼손이 625명으로 45.1%를 차지했고 허위사실 유포 496명, 선거폭력 66명, 사전선거운동 28명 순입니다. 19대 대선과 비교해 전체 단속 인원은 427명(44%) 증가했고, 특히 허위사실 유포가 약 5배 늘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선거 사건 공소시효가 당해 선거일로부터 6개월인 점을 고려해 수사 중인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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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스포츠센터 대표가 직원을 막대기로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막대기 엽기 살인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는데요. 재판에 넘겨진 스포츠센터 대표는 첫 재판에서 피해자의 사망이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의 심리로 지난 10일 열린 공판기일에서 살인 혐의를 받고 기소된 40대 남성 A씨 측은 재판 내내 출동 경찰관의 과실을 주장했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112 지령자의 실수로 주소가 잘못 전달됐고 경찰은 신고 후 16분이 지나서 출동했다”며 “경찰은 하반신이 벗겨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 측 변호인은 “만약 위치가 정확히 전달됐다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며 “피해자의 사망시점과 경찰 출동한 시간 사이 적절한 구호조치가 이뤄졌다면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정에 참석한 유족들은 A씨 측의 주장에 분통을 터뜨리며 욕설과 고성을 질렀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31일 오전 2시14분쯤 직원이었던 B씨의 머리와 몸을 수십 차례 폭행하고 B씨의 특정 신체 부위에 70㎝ 길이에 운동용 봉을 강하게 집어넣어 심장 등 장기를 파열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술에 취해 112신고를 한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을 바꾸고 폐쇄회로(CC)TV 확인 요청도 거부했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피해자가 살아 있다는 반응을 확인한 후 현장에서 철수했습니다.
다음 공판기일은 4월 7일에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당시 출동 경찰관 2명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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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특정 지원자가 합격하도록 한 혐의로 4년 가까이 재판을 받아온 함영주(66)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단독4부(박보미 판사)는 지난 11일 업무방해 및 남녀평등고용법 위반 혐의를 받는 함 부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하며 “따로 합격권에 들지 못한 이들이 합격할 수 있게 어떤 표현을 했다거나 위력을 행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인 2015년과 201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의 청탁을 받아 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 불합격 대상자의 점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행원의 남녀비율을 미리 정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아왔습니다.
법원은 함 부회장이 2015년 하나은행 공채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들에 대한 추천 의사를 인사부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합격권이 아니었던 지원자들이 합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함 부회장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함 부회장은 “이번 재판과정에서 저희가 설명한 증거를 많이 보시고 재판장님께서 판단해주신 데 감사하다”면서 “이러한 사건을 계기로 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해야겠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