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농협공유주방은 △양질의 식재료를 △수급이 끊길 걱정 없이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하는 걸 경쟁력으로 한다. 그간 공유주방업계가 `공간 임대`에 초점을 맞춰온 데에 비춰 농협공유주방은 전에 없던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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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공유주방이 탄생하기까지 산파 역할을 한 게 위대한상사다. 위대한상사는 공유주방과 이용자를 이어주는 `나누다키친`으로 출발해 현재 외식사업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주방 플랫폼사다. 농협공유주방이 어디에 입점할지 분석하고 이용자가 이곳에 입점하도록 돕고 어떻게 창업할지를 각각 조언한다. 스탠다드앤푸어스, 삼성화재, 랜딧(P2P 금융사)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위대한상사 대표를 맡고 있는 김유구 대표를 만나 농협금융주방의 탄생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농협공유주방 1호점 개소(17일)를 앞둔 16일 진행했다.
농협공유주방은 기존 공유주방의 한계를 탈피하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김 대표는 평가했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공유주방 산업이 성장한 배경은 이용자가 공유주방을 통해 공간 이상의 서비스를 얻어갔기 때문”이라며 “국내 공유주방은 임대업에 가까워서 이런 데에서 얻는 부가가치가 없다시피했다”고 말했다.
농협공유주방의 우선 부가가치는 `식자재`다. 양질의 농산물을 확보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다. 하나로마트와 목우촌 등 농산물을 유통하는 자회사가 있어 가능하다. 유통이 튼튼하니 수급이 뒤틀릴 염려도 준다. 식자재가 든든하면 창업자가 중심을 잡기도 수월하다. 거꾸로 말하면 산지에서도 고정 매출처가 생기는 셈이니 반길 일이다.
김 대표는 “농협경제지주는 농산물 조달뿐 아니라 판매까지 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며 “창업자의 제품을 밀키트 등으로 상품화해 농협 유통망에 실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협 다른 계열사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열려 있다. 김 대표는 “농협경제지주를 통해 이용자에게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대한상사는 KB금융지주와 업무협약을 맺어 나누다키친 이용자 전용 대출 상품을 만들어 제공한다. 농협이 가진 유휴 부동산 자산을 공유주방으로 돌리는 것도 가능한 방안이다.
비용을 내리는 것은 농협공유주방의 강점이다. 식자재뿐 아니라 임대료도 저렴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비슷한 입지의 다른 공유주방 대비 80% 선에서 책정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창업자가 성공하는 게 농협공유주방이 성공하는 길이라는 공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임대인과 임차인 관계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공감대”라고 말했다.
비용을 아끼려면 식자재 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필수다. 많이 사는 것도 문제지만 폐기하는 것은 더 문제다. 이게 다 돈이다. 이런 이유에서 위대한상사는 농협경제지주와 합작해 식자재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공유주방 플랫폼 나누다키친을 운영하면서 50여개 공유주방이 들어선 상권과 3000여 이용자의 창업 사례를 분석한 걸 바탕으로 한다. 식자재 관리 노하우 강점을 살린 솔루션을 농협공유주방 이용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창업자가 식자재를 필요한 만큼만 사서 남겨 버리지 않는 것은 사업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일”이라며 “식자재 폐기량을 줄이면 친환경적이기까지 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와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