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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 90% 카카오택시 등 현장 실태조사
-호출앱 악용한 골라 태우기 불법영업 집중단속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플랫폼 택시가 대세로 떠오른지 오래다. 과거에는 승객이 길에서 손을 들어서 지나는 택시를 잡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택시 호출앱으로 택시를 불러서 타는 것이 더 익숙한 시대가 됐다.
플랫폼택시의 등장으로 택시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지만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플랫폼사의 서비스 영향력이 커지면서 승객이 택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당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택시 플랫폼시장의 약 90%를 카카오택시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택시 등 대부분 플랫폼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기사에게 제공하고, 유료서비스 가입 기사에게 선호지역 우선배차 혜택을 부여하는 등 사실상 승객 골라 태우기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이런 플랫폼택시의 관행에 따른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태 조사 및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시는 우선 카카오택시의 승객 목적지 표시와 선호지역 우선배차 서비스로 인한 시민 이용불편을 파악하기 위한 첫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승차거부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호출 앱을 악용한 골라 태우기 불법행위도 연말까지 집중 단속한다. 독점방지, 경쟁력 확보 등 플랫폼택시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학 TF(태스크포스)도 가동한다.
현장 조사는 목적지 표시에 따른 장·단거리 선택 여부, 기사의 선호지역 우선배차 서비스 가입 여부에 따른 배차 성공률 및 소요시간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호출에 성공한 배정 차량번호를 확인해 최근 불거진 카카오 자사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시는 이달 중 태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 11월 말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시는 또 카카오택시 등 택시앱을 악용해 장거리 승객 등만 골라 태우는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을 오는 15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금요일 밤마다 강남, 홍대 등 승차거부 집중 발생지역 8개소에서 실시한다. 주요 단속 대상은 허위로 예약표시등을 켜놓거나 빈차표시등(택시표시등)을 꺼놓고 쉬고 있는 택시로 가장한 채 카카오앱 등을 통해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택시다.
아울러 택시업계 스스로 플랫폼택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달 중으로 서울시와 택시업계, 플랫폼 전문가 등으로 TF도 본격 가동한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플랫폼사의 독점구조가 계속되면서 불공정 문제를 야기하고 장거리 손님만 골라 태우는 등 시민불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리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시민불편을 해소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