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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의 손 맛처럼 섬세한 제조 활동을 디지털에 100% 담아낼 수 있다는 가정에서 그 명제(命題)는 성립할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다르다. 왜냐하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위해서는 아날로그 형태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는 ‘전산화(digitization)’ 단계와 산업에 지능정보통신기술(IICT)을 활용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제조 산업의 중앙 집중적인(CPU)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시스템 관점에서 재조명해보고 스마트팩토리 관점에서 비춰보면 완결성이 미흡해 보인다. 아직까지 선언적인 디지털 대전환에 비해서 제조 현장 전문가(명장)의 노하우나 축적된 경험을 반영한 디지털 전환은 아직 미완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업이 디지털화되면서 하이 테크(high-tech)라 불리던 기능과 성능이 모듈화 되어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하이 터치(high-touch) 관점을 생각하는 싱킹 디자인(thinking design)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오래된 기술은 기술의 진부화로 그 가치를 상실했고 또한 제품의 균질화(homogenization, 均質化)로 기업 간의 차별화가 명료하지 않게 되는 범용화(commoditiz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구조변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신흥 개발도상국이 부상하면서 시장을 지배해 온 가치 체계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제조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고객의 요구를 적기 맞춤(Fit in Time)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혁명과도 같은 방법, 즉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조 방식은 개인화된 맞춤(bespoke) 대량 생산(mass customization)이기 때문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스마트 팩토리는 소품종 대량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별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다품종 개인 맞춤 생산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일종의 제조 혁명이다. 이와 같은 개인화된 제조라는 패러독스(paradox)를 연결해 주는 수단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행동인터넷(IoB) 등을 담아내는 신기술이라고 뜨는 기술들이다.
이는 이율배반적(二律背反的)으로 경험하지 못한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제조 산업에 열리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플랫폼 경영을 넘어 메타버스(metaverse) 세상이 실현되는 제조 환경이 활짝 열리고 있다. 따라서 뉴노멀(new normal) 제조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조성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생각이다. 즉 공장을 진화시키기 위한 기술적인 노력과 고객의 기능적인 필요성을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제조업이 먼저 찾아내는 역량을 갖춰나가야 하는 지능형 제조 체계를 스마트 팩토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핵심에는 “관리 프로세스” 역량이 엄존(儼存)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PoC)이 필요해지고 있다. 아래 그림은 스마트 팩토리의 PoC(Proof of Concept)에 대한 새로운 개념도이다.
비 정형 데이터를 제조 경쟁력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포함한 통계적인 분석 역량과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더 나아가 강화 학습에 대한 “기획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큰 그림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첫 단추가 중요하듯이 데이터 관리 기술도 기술과 기능을 통합하는 사고력, 즉 기획력이 핵심이다. 이런 관점에서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도 첫 단추가 “PoC(Proof of Concept, 개념 실증)”이다. 스마트 팩토리 구현 시 PoC는 프로젝트가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효과와 효용, 즉 기술적인 관점과 기능적인 관점에서 기획 검증을 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바이오 제약업계에 있어서 신약의 유효성을 검증하거나, 게임 산업에서 스토리가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재연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듯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 프로젝트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new normal) 방법과 목적을 가지고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기획 단계에서 검증하는 절차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왜냐하면 스마트 팩토리는 단기적인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학습하고 분석하는 연속적인 사이클(business continuity cycle)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PoC(Proof of Concept)가 지능정보통신(IICT) 산업에서 중시되는 배경에는 기업에서 지능정보통신기술(IICT) 활용이 업무 효율화를 위한 ‘기업 IT’에서 스마트 팩토리가 추구하는 목적함수인 비즈니스의 성장이나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기존 비즈니스 영역의 수익성 향상에 직접 기여하는 ‘비지니스IT’로의 영역 확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입장에서 많은 자금을 쏟아부으며 본격적으로 실시한 스마트팩토리 프로젝트가 예상 결과를 얻지 못하면 손실도 클 수 있으므로 의사결정 단계에서 기획 차원의 재료로써 “스마트 팩토리 PoC”가 중요해지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 산업의 “관리 Process”다. 우선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스마트(Smart)와 팩토리(Factory)로 나누어 생각해 보자. 스마트(Smart)는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고객들이 풍요롭게 생활하기 위한 생각이나 아이디어 등 새로운(new normal) 가치를 창출하는 제조 역량의 PoC이다. 즉 시각, 지각, 미각 등 고객 감동의 정보를 사물인터넷(IoT)과 행동인터넷(IoB)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경제적인 유인의 고객 욕구를 지속적으로 만족시켜 고객의 효용 극대화를 실현하는 가치가 스마트(Smart)인 것이다.
한편, 팩토리(Factory)는 스마트(Smart)를 구체적으로 유형화시키는 제조 관리 프로세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제조 현장의 실무 전문가 노하우와 함께 응용기술이나 생산기술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스마트(Smart)를 유형의 제품으로 변환시키는 제조 관리 프로세스에 의해 제조 활동이 진행되는 것을 제조라 하고 스마트(Smart)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관리 프로세스를 팩토리(Factory)라고 한다. 그러므로 제조 산업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고객의 요구(VoC), 고객관계관리(CRM), 품질기능전개(QFD),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글로벌 공급망관리(G-SCM) 등을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h-CPS)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제조 현장의 실질적인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즉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강한 제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현장 경험 중시 경영을 관리 프로세스에 담아내는 비즈니스 원칙(business rule)이 우선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제조 기업은 “생산”을 잘 하는 기업보다 위에서 언급한 “스마트(마케팅)” 부분을 잘하는 기업들이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지속적으로 끌고 있는 ‘애플과 나이키’이다. 그러나 애플이나 나이키가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한 제품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단지 기존 기술을 잘 활용하여 적기 맞춤(FiT)으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상대적인 차별화를 뛰어넘는 지속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과 상호작용을 관리하는 “관리 프로세스”를 잘 구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끝으로 스마트 제품과 서비스를 요구하는 소비자 구매 행동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들의 기대치는 제조업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빠르다. 일반적으로 매년 시장에 출시되는 신제품은 약 3만여 개, 그중 약 72%가 수익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는 더 나은 삶을 원하기 때문에 구매하는 모든 것의 가치가 더 커지길 원한다. 그렇다면 가치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제조 경영자는 최종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것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의 뉴 노멀(new normal) PoC 이자 기획의 출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