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같은 비정상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까닭은 돈이 몰려 있어 돈이 돌지 않기 때문에 한편에서는 자금홍수 다른 한편에서는 자금가뭄 현상이 혼재된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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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질서 있는 금리 정상화(?)’ 필요성을 언급하여 금리인상 변죽을 울리자 시중은행 주가가 훌쩍 상승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예금은행 주가를 부추긴 원인이 무엇인가? 지금처럼 예대금리차가 큰 비정상 상황이 지속된다면 기준금리가 0.50%만 올라도, 대출금리는 2%포인트이상 오른 5% 내외에서 형성되어 예금은행의 이익이 마냥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기준금리가 2~3%로 상승할 경우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그리 비싼 자금조달비용을 지급하고 생존할 수 있는 중소기업, 신생기업, 자영업자가 과연 얼마나 될지 걱정스럽다.
은행은 자금공급자로부터 싼 금리로 예금을 받아 자금수요자에게 비싼 금리로 대출하는 기능을 할 뿐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막대한 이익을 내는 ‘물먹는 하마’가 되었다. 2금융권은 몰라도 1금융권은 담보능력이나 상환능력을 미리 점검하는 제도가 있어 지불불능위험이 크지 않아 “땅 집고 헤엄치듯” 별반 노력을 하지 않고도 수지맞는 장사다. 위험부담 없이 싼 이자를 지급하고 높은 이자를 받는 일은 인정사정없는 고리대금업자처럼 사실상 불로소득을 향유하는 셈이다. 최근, “높은 사람이 은행에 대해 이익이 많이 나니 직원을 더 채용하라”는 압력을 가했다는 기사를 보고는 맥이 빠진다. 경제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 아래서 기준금리인상보다도 금융중개기능 정상화를 통한 기본문제 해결이 보다 시급한 현안과제임을 인식하지 못하는가?
금융부문이 실물부문 성장과 발전에 비해 앞서거나 반대로 뒤처지면 문제를 잉태하고 경제순환을 저해하기 마련이다.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어떤 체제를 막론하고 금융과 실물이 괴리되어 지나치게 선행하거나 후행하면 불확실성이 잠재되다가 혼란이 일어난다. 1997년 외환금융위기는 관치금융으로 실물부문과 금융부문의 불균형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초래된 인적재앙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는 금융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시장에서 팽창된 거품이 동시다발로 붕괴하면서 세계경제를 일거에 혼란에 빠뜨렸다. 가격을 잡겠다면서 매도를 억제하는 조치가 부동산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듯이, 자금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상태가 장기화되면 문제가 잉태되다가 어느 방향으로 번져갈지 모른다. 더구나 성장잠재력이 저하되는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패권 틈새, 막이 언제 내릴지 모를 신종역병으로 불확실성이 넘치는 상황을 감안할 때 더욱 불안하다. 금통위나 금융감독기구나 금융소비자나 모두 정신 차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