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치킨집, 식당 등 코로나19 이후 손님의 발길이 끊겼지만 권리금·임대료 문제 등으로 폐업을 미루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고용시장 회복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15세~39세까지인 청년층과 30대의 종사 비율이 높은 학원 등 교육 부문 일자리 타격은 아직 코로나19 확산기 수준에 머물러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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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 학원강사와 학습지 교사 등 사교육분야 종사자들이다. 학원은 장기간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돼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갔다. 학습지 또한 가가호호 방문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실상 중단되고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학습으로 전환하면서 학원과 학습지 교사 등 사교육분야 종사자 수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특성별 고용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각 부문의 자영업자 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올해 4월 기준 교육 부문은 15% 가량 줄어든 85에 머물렀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2019년 561만명이던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553만명으로 8만명(1.4%) 감소했는데, 이중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만명(6%)에서 30만명(5%)로 4만명 줄었다.
교육 부문의 일자리 감소는 새로 취업한 사람들이 줄어든 요인이 아니라 실업자가 증가한 영향이 더 크다. 한은 조사국이 지난해 3월~8월까지 자영업자 유출입 증감 규모를 최근 3개년(2017년~2019년)과 비교한 결과, 전산업 일자리(9만5000명 감소) 중 교육 부문에서 3만7000명이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도소매(3만3000명), 숙박음식(1만1000명), 보건복지(4000명) 등 다른 대면서비스 산업 분야와 비교해 봐도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교육부분은 2030(15~39세)세대 종사율이 12%로 각 연령대중 가장 높다는 점에서 청년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노동시장에서는 청년층 고용 회복이 다른 세대에 비해 더디기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며 “교육 부문의 일자리 타격은 코로나19가 끝나면 일정 정도는 회복될 수 있으나 기업 등에서 채용 규모 자체를 줄이는 현상은 해소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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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자영업자 역시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근근히 버티고 있는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분야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펜데믹이 일단락된 이후에도 줄줄이 무너질 수 있어서다.
숙박음식 등 기타 자영업 일자리의 충격이 사교육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는 초기 투입자본이 큰 탓에 폐업도 그만큼 어려운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영업자 숙박·음식업 폐업률은 0.72%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0.79%) 보다 오히려 0.07%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폐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고용 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는 만큼 생산성이 낮은 전통적 자영업으로부터 생산성이 높은 업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택배 등 운수창고업과 음식배달 라이더 등 1인 자영업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운수창고업 자영업자 종사자 수 규모는 2019년 60만명에서 지난해 64만명으로 4만명이 늘었다.
택배기사와 배민 라이더 등 배달원도 늘어났는데 이들이 통계상 1인 자영업자에 포함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나홀로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406만8000명, 2020년 415만9000명으로 2년 연속 증가해 전체 자영업자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산업의 구조적 변화 요인으로 인해 팬데믹 이전 수준의 고용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실직자에 대한 재취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 정부가 공공 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 일자리 구조 변화에 신경써야한다”고 말했다.
◇구직급여 4개월째 70만여명에 1조원대 지급
이처럼 고용시장이 좀처럼 온기를 되찾지 못하면서 구직급여를 받는 실업자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5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70만 4000명으로 전체 수혜금액은 1조 788억원에 달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1조 149억원에 도달하며 지난해 9월(1조 1663억원) 이후 5개월 만에 1조원을 다시 넘겼다. 이후 지급액은 △3월 1조 1790억원 △4월 1조 1580억원 △5월 1조 788억원으로 넉 달째 1조원대다. 구직급여 수혜자도 지난 3월에 75만 9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이후 석 달째 70만명 규모다.
올들어 신규 신청자가 다시 급증한 영향이다.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과 계약직 일자리 등이 지난해 말 대규모로 종료되면서 지난 1월 신규신청자가 21만 2000명에 달했다. 또 고용보험 자격을 상실한 사람도 지난 1월 97만 7000명에 달했고, 지난달에도 50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만 7000명이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