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코로나 19가 퍼지고 경제 지표를 가리키는 숫자가 모조리 하락한 것은 내일이 두려운 탓이었다. 두려움을 담은 공포 지수(Fear Index)가 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반작용이었다. 미국 시장을 대표하는 공포지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빅스(VIX·Volatility Index)는 올해 3월16일 82.69포인트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와 비교하면 563% 오른 것이다.
현기증 나는 숫자다. 빅스는 S&P 500 종목이 앞으로 30일 동안 어떻게 움직일지를 전망한다. 쉽게 말하면, 빅스가 10포인트면 S&P 500 지수가 30일 동안 10% 안에서 등락한다는 예상이다. 어렵게 말하면, 이 시장에서 거래하는 옵션 거래를 집계해서 지수의 30일치 내재 변동성을 추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1993년부터 어렵게 집계해왔기에, 시장은 이 숫자가 허풍이 아니라는 걸 안다. 3월16일, 시장은 S&P 500 지수가 한 달 새 82.69% 오르내리라고 전망했다는 의미다.
그간 빅스가 주요 시기에 어떻게 요동쳤는지를 보면, 그때 숫자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지난 3월16일치 빅스 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가 1993년 숫자를 집계해온 이래 최고치다. 아울러 숫자가 80을 넘은 적은 여태 세 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80.06포인트)과 11월(80.86)이었다. 금융시장은 금융위기보다 코로나 19가 더 견디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9.11테러가 일어난 2001년 9월 빅스는 43.7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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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터에 빅스를 엮어서 만든 파생 상품의 수익률이 최근 부진하다. 한 달 수익률을 보면, 빅스 선물 가치의 2배와 1.5배를 가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채권(ETN) TVIX는 -44.58%, 상장지수펀드 UVXY는 -36.13%다. 이밖에 VIIX, VXX, VIXY 등 빅스 선물 가치 상승을 좇는 상품의 같은 기간 수익률도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이들 상품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다. 가장 높은 상품 TVIX는 145.5%, 제일 낮은 상품조차 10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수익이 크게 빠졌는데도, 올해로 보면 두 배 넘는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 19가 초기에 얼마나 무서웠는지를 말해준다.
◇티커
·TVIX: VelocityShares Daily 2x VIX Short-Term ETN
·UVXY: ProShares Ultra VIX Short-Term Futures ETF
·VIIX: VelocityShares Daily Long VIX Short-Term ETN
·VXX: iPath Series B S&P 500 VIX Short Term Futures ETN
·VIXY: ProShares VIX Short-Term Futures 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