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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리스 등 기존 사업자 막강…늦었나?
애플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미디어행사를 통해 TV 스트리밍 서비스인 ‘TV 플러스(+)’와 뉴스 구독 서비스인 ‘뉴스플러스(+)’는 디지털 구독 사업을 공개, 서비스 부문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다시 한 번 분명히 드러냈다.
가장 눈에 띈 건 무려 연간 10억달러(1조1000억원)를 투자한 TV플러스. 이른바 ‘원클릭 가입형’으로, 하나의 앱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별도의 로그인 없이 다양한 업체의 인기 TV 컨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팀 쿡(사진)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앱에서 여러 매체를 두루 살펴보며 원하는 채널을 결제해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 등 전 세계 14억 애플 디바이스와 삼성·LG·소니의 스마트TV는 물론, 로쿠, 아마존 파이어TV 등 경쟁업체 기기에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애플은 자체 컨텐츠 제작을 위해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과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을 영입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날 애플의 미디어 행사에 직접 참석해 무대 위에서 애플 TV 플러스를 직접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애플의 TV플러스는 이 시장 최강자인 넷플릭스에 사실상 도전장을 낸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그러나 애플이 이미 1억39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를 누르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마케터 애널리스트 폴 버나는 AP통신에 “애플의 진입은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 AT&T의 타임워너 인수 등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가운데, 넷플릭스, HBO 등의 엄청난 투자로 치열한 패권 경쟁이 펼쳐진 상황에서 애플의 가세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애플의 주가는 TV 플러스 공개 이후 1.2% 넘게 빠진 반면, 넷플릭스는 1.45% 뛰었다. 시장이 애플의 순탄치 않은 신규시장 진입을 예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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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LA타임스 등 주요 신문은 물론, 300여개의 잡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뉴스 플러스도 선보였다. 애플은 연간 8000달러가 드는 신문·잡지 구독료를 단돈 9.99달러에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애플 측은 “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자신들은 구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추적할 수 없고, 광고업체들 역시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애플 특유의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역설했다.
애플 페이를 강화한 애플카드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제휴한 합작품으로, 모바일에서 완벽하게 통제 가능한 카드로 평가된다. 연회비 없이 2%의 캐시백이 적용된다. 올해 연말까지 모두 4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한국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새로운 게임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도 공개했다. 세가, 코나미, 레고, 디즈니 등 주요 회사들이 개발한 100개 이상의 게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 가을 출시될 전망이다. 이 서비스는 게임을 한번 내려받으면 인터넷 연결과 관계없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다만, 애플은 이날 애플 아케이드의 이용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