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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주류 구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데일리샷’을 만든 김민욱(27) 대표는 창업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데일리샷은 매월 9900원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전국의 제휴점에서 수제맥주, 칵테일, 와인 등 원하는 프리미엄 주류 첫 잔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VC)인 스프링캠프에 둥지를 틀고 지난 2017년 9월 스타트업 형태로 시작했다.
국내 프리미엄 주류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싶다는 김 대표를 최근 서울 관악구 스프링캠프 데일리샷 사무실에서 만났다.
데일리샷은 김 대표를 포함한 서울대 벤처경영학과 출신 학생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학생 등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프리미엄 주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창업 초기에는 제휴점을 모으는 것과 수익구조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얻기 위해 테이블도 닦고 커피 배달도 하면서 제휴점을 모집했다.
데일리샷의 주요 수입원은 9900원의 멤버십 비용을 정기 결제 형태로 받는 것이다. 일반 소셜커머스나 다이닝 티켓 판매 서비스와 달리 제휴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전혀 없다. 계약을 맺는 점주들 입장에서는 금전적 부담이 없으니 제휴점 수가 2년여 만에 10곳에서 153곳으로 15배 이상 늘었다. 현재 이태원의 ‘탭퍼블릭’, 서울대입구의 ‘LINGO’ 등 서울 및 부산 지역 유명 수제맥주집이 데일리샷 제휴점으로 등록돼 있다.
‘핫플레이스(유명 맛집)’에서 프리미엄 주류를 웰컴 드링크로 제공하니 멤버십 소속감이 생겼고 고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3월 법인 설립 이후 현재까지 누적 유료 멤버수만 7000명에 달하고 매월 고객이 50% 이상 늘고 있다. ‘크래프트 한스’, ‘개돼지크래프트펍’ 같은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와도 제휴를 진행하게 됐다. 지난 1월 말에는 부산대기술지주, 스프링캠프, 연세대기술지주, 테크인베스트로부터 4억원 규모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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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업 구상 당시 수백만원대인 블로그 홍보·페이스북 등 맛집 페이지 광고나 소셜커머스의 과도한 할인 경쟁, 수수료 제도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마케팅 비용 대비 효과를 측정할 수 없는데다 소셜커머스 입점을 위해 제품 가격 할인은 물론이고 20~30%의 수수료를 내야 하는 구조로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데일리샷은 맥주 성수기 전인 5월까지 제휴점을 300곳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올해 사업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최근 하이네켄코리아, 더부스 브루잉 등 대형 브랜드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경력자를 영업총괄담당자로 데려왔다. 지난해 신촌 박스퀘어에 수제맥주 테이크아웃 전문점 ‘소버바이 데일리샷’이라는 직영점도 오픈했다. 올해 2호점을 낼 계획이다.
또한 주류 구독 서비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데이터 기반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제휴점들에 매장의 매출 데이터와 연동해 세대별, 성별, 상권별 주류 선호도나 고객들의 추가 주문 데이터를 정형화해 알려줄 수 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웰컴 드링크 변경이나 주요 고객층의 입맛에 맞는 신 메뉴 개발 등을 조언하는 컨설팅 사업도 가능할 것으로 김 대표는 보고 있다.
고객에게는 개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맞춤형 술집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밸런타인데이에 연인과 함께 가기 좋은 술집, 여름철에 즐기기 좋은 루프탑 맛집, 동창회나 회식에 적합한 장소 등을 알려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종 목표를 묻자 데일리샷 같은 온·오프라인 연계(Online to Offline·O2O) 서비스를 통해 좋은 원료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장애인 고용비율도 높은 ‘착한 가게’들이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