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들 지역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로 ‘공급 부족’을 꼽는다. 광주와 대구, 대전 모두 최근 몇년 새 입주 물량이 크게 줄고 있다 보니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입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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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 매매값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5%, 광주는 1.4% 상승했다. 대전도 0.5% 올랐다. 반면 이들 지역을 포함한 6개 광역시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8% 떨어졌다.
특히 대구와 광주에서는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가 10억원을 돌파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3차 화성파크드림’ 전용 84㎡가 이달 초 9억원에 팔렸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올해 초 7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8개월 새 매매값이 1억500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더욱이 다음달 입주하는 수성구 범어동 ‘더하우스범어’ 아파트 분양권(전용 84㎡)은 이달 9억7320만원에 팔렸다. 범어동 H공인중개사는 “매물이 많지 않다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대로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광주 남구 봉선동 ‘봉선3차 한국아델리움’ 전용 84㎡는 올해 초까지만해도 시세가 6억원 선이었으나 지금은 8억3000만~8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2년 전 입주한 ‘봉선제일풍경채엘리트파크’ 전용 84㎡도 최근 매매값이 8억원을 찍으며 연초보다 3억원 가까이 뛰었다.
이들 지역에선 청약 열기도 뜨겁다.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서울 외 지역에서 올해 분양한 단지 중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1순위 기준 대구 중구 남산동 ‘e편한세상남산’으로 경쟁률이 346.51대 1에 달했다. 대전 서구 탄방동 ‘e편한세상둔산 1단지’, 대구 남산동 ‘남산롯데캐슬센트럴스카이’, 대전 도안동 ‘갑천트리풀시티’(3블록) 등도 300대 1 안팎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 아파트가 시세 상승 주도…거품 우려도
이처럼 광주·대구·대전 주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데는 이들 지역에 그동안 공급이 많이 부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114이 집계한 연간 입주 물량을 보면 대구는 지난해 2만2679가구에서 올해 1만3438가구, 내년 9649가구로 점차 줄어든다. 대전은 지난해 6508가구에서 내년에는 3883가구로 급감할 예정이다. 광주도 입주 물량이 내년 1만3800가구로 늘긴 하지만 지난해 1만1797가구, 올해 6197가구로 적은 수준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전국 입주 물량이 본격 늘기 시작한 2017년을 기점으로 지난 10년(2007~2016년)과 향후 3년(2017~2019년) 연평균 입주 물량을 비교해보면 전국적으로 54% 늘어나는 동안 대구는 2%, 대전은 23% 감소하고, 광주는 3% 증가하는 데 그친다”고 말했다. 입주 물량이 많게는 123%(경남)까지 늘어나는 지역에 비해 공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대구·광주·대전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 소장(필명 ‘빠숑’)은 “대구과 광주 도심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가 새 집을 기다리던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시세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13 부동산 대책’에서 신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면 이들 지역 모두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투자자 입장에선 매력으로 꼽힌다. 구만수 국토도시계획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서울은 정부가 규제로 옥죄고, 입주 물량이 많은 지방은 침체기를 겪다보니 이들 중간에 놓인 대구와 광주가 투자자들의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면서도 “이미 투자 수요가 많이 들어와 가격 거품 우려도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