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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남·대미 초강경 기류로 불거진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대한 회의론을 일축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현지시간 22일 오전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정상회담 준비에 매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과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강연을 이유로 지난 16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文대통령, 북미 비핵화 이견 중재…“절대 놓쳐서는 안될 기회”
문 대통령은 미국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참모인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볼턴 안보보좌관과의 접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개최 및 한반도 비핵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방식과 이행시기를 둘러싼 북미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절대 놓쳐서는 안될 기회”라면서 “내달 12일로 예정된 역사적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성공 이후 순항이 예상됐던 북미정상회담은 최근 오리무중의 상황에 빠져들었다. 한반도 비핵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북미정상회담은 6월 12일 싱가포르 개최 사실이 발표될 때만 해도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지만 북한이 최근 급작스럽게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많은 사람들이 지난 25년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만당했다는 회의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번은 역사상 최초로 ‘완전한 비핵화’를 공언하고 체제 안전과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대상으로 협상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文대통령, 폼페이오·볼턴에 “트럼프 역사적 위업 이루도록 잘 보좌해달라” 당부
이날 접견은 예정시간을 넘겨 50분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국 외교 안보팀의 노력을 치하하고 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동안 준비를 가속화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의 긍정적 상황변동은 한미 양국 모두에게 있어 한반도 역사의 진로를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길로 바꿀 수 있는 전례 없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의 창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까지 남은 3주 가량의 시간 동안 긴 호흡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과의 협상은 지난한 여정이 돨 것인 만큼 우리는 많은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이러한 쉽지 않은 과정을 넘어 전 세계에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위업을 이루시도록 두 분께서 잘 보좌해 달라”고 당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단히 감사하다. 서훈 국정원장과 북한 문제에 대해 굉장히 잘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 역시 “한국 측과 상당히 좋은 협력을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워싱턴의 한국대사, 우리가 상대한 모든 분들이 대단히 협조적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