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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블록체인 기반 융합민주제 도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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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18.05.09 05:00:00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KAIST 교수]20세기 대한민국은 기적을 이뤄냈다. 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수출규모 7위, 제조업 경쟁력 5위에 이어 디램(DRAM)·휴대폰·디스플레이 산업 세계 1위 국가로 등극했다. 그러나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던 경제 성장률이 평균 이하로 추락하며 국가 경쟁력은 11위에서 26위로 하락했다. 내수시장은 구조적 불황의 늪에 빠져 사상 최대치의 실
업률을 경신하고, 가계부채는 1500조원에 육박하며, 산업과 소득의 양극화는 날로 심화해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생산성을 초과하는 대기업의 임금구조는 과도한 협력업체 수탈과 외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부추기고 있다. 양극화 심화는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확산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1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위기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금융시장 성숙도 74위, 노동시장 효율 73위, 제도의 경쟁력 58위와 정부의 투명성 98위 등의 지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한마디로 한국 정치의 위기를 의미한다. 한국의 위기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에서 기인한다. 산업화를 주도한 대기업과 민주화에 기여한 대기업 노조는 각각 중소기업과 비정규직에 비해 현저한 기득권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타협 없는 대립 중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해방 이후의 무극(無極)의 혼돈과 현재의 양극(兩極)의 대립을 넘어, 이제 태극(太極)의 순환을 통한 사회 대통합을 이룩해야 한다. 대립에서 상생으로 가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절실하다. 추격에서 탈추격으로의 대전환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성장과 분배라는 대립의 논리는 이제 성장을 위한 분배이고 분배를 위한 성장이라는 순환 논리로 승화해야 한다. 성장을 위한 규제개혁과 노동 유연성이 분배를 위한 사회안전망, 일자리 안전망과 순환하기 위해서는 조세와 기부의 혁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 혁신의 최종 인프라는 국가 의사 결정 체계다. 현재 한국의 의회 민주제는 저효율의 진영 논리에 함몰되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블록체인 기술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블록체인 융합민주제의 도입을 촉구하고자 한다.

현재의 간접 민주제는 대리인의 문제로 인한 순응 비용이 높은 반면, 직접 민주제는 대리인의 문제는 극복되나 투표비용 등의 거래비용이 높다는 딜레마가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 융합민주제는 스마트폰 직접, 비밀 투표로 실시간, 저비용 의사결정이 가능해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스위스,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는 국가혁신을 위한 디지털공화국 정책(Republique numerique)을 온·오프라인 융합을 통해 진행한 사례가 있다. 2014년 시작된 디지털공화국을 위한 논의를 바탕으로 제출된 ‘Digital Ambition’이라는 보고서는 디지털공화국법을 통해 입법의 투명성과 다양한 이해집단의 의견수렴 등 보편적 대의 민주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혁신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블록체인 융합 민주제의 최우선 과제는 의회 효율성과 투명성의 향상이다. 예를 들어 6개월 내 정당 간 미합의 법안은 분기별로 블록체인 국민투표에 부치도록 하면 의회 효율성이 강화될 것이다. 스위스와 같이 국민 2%의 요구로 발의하고 1%의 요구로 통과 법안을 재검증하면 투명성도 강화할 수 있다. 특정 집단의 로비에 의한 법안은 이 과정에서 폐기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투표 방식으로 에스토니아를 벤치마킹해 일정 투표기간 중 반복 수정 투표와 투표 현황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면, 논의 과정을 통해 심층 토의인 숙의 민주제 개념이 반영될 수도 있다. 물론 스마트폰 미사용 층을 위해 오프라인 투표 병행도 요구된다.

이제 직접 민주제와 간접 민주제를 융합한 블록체인 스마트 민주제로 50위권의 국가 정치 경쟁력을 20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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