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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날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년전 일본에 있는 편의점 로손에선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6년 12월12일 오사카 모리구치시의 ‘로손 파나소닉’ 지점에선 상품 정산부터 포장까지 다 해주는 자동화 기기 ‘레지로보’를 도입해 선보였다. 레지로보는 레지스터와 로봇의 합성어다. 고객이 바코드 리더가 부착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면서 상품을 사면 바코드가 저절로 입력되는 식이다.
로손은 또 지난해 7월부터 다다미 한 장(약 9.9㎡) 정도 공간에 진열대와 무인 계산대를 설치한 ‘쁘띠 로손’을 도입했다. 비록 일반 편의점보다 좁은 공간이지만 냉장고 등 필요한 건 모두 갖췄다. 또 현금 대신 스마트폰과 IC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로손은 올해까지 ‘쁘띠 로손’을 지금보다 4배 늘려 최대 1000곳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현재 50개 정도인 무인 편의점을 다음 달까지 100개로 두 배 늘릴 전망이다.
로손 뿐만이 아니다. 훼미리마트,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뉴데이즈 등 일본 주요 편의점 5개사는 무인 편의점 경쟁 중이다. 2025년까지 전 점포에 무인 계산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단순 계산만 하는 인력은 사라지게 된다.
자판기 편의점을 도입한 곳도 있다. 훼미리마트는 직장인을 위해 사무실이 밀집한 건물에 자판기 편의점을 열었다. 주로 점심 도시락이나 샐러드 등을 파는 자판기 편의점은 현재 일본 전역에 2100대 이상 설치돼 있다. 자판기 편의점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어 내년이면 3000개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훼미리마트 관계자 “기업이 사내 식당이나 매점 설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판기 편의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 업계가 무인 편의점과 자판기 편의점 등을 확대하는 이유는 편의점 업계가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 편의점 점포 수는 5만5000개를 넘어섰다. 반면 편의점 수익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 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를 찾는 고객 수는 지난해 11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개월 연속 감소했다. 당분간 일본 편의점 업계는 소규모 무인 점포를 확장해 인건비(시급 8200원)와 임대료 등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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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한 고객이 “거실 전구를 갈아 끼워야 하는데 사람 좀 불러주세요”라고 요청을 하면 이동식편의점주가 관련 업체 직원을 대신 불러다 준다. 현재 로손은 올해 이동식 편의점을 400대로 늘리고 2020년에는 12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훼미리마트도 각각 35대와 18대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일본 편의점 업계에선 고령화로 밖에 나가 쇼핑을 하기 힘든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이동식편의점의 편의성과 생활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