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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 3일 폐막한 아시아 최대 ICT 전시회인 ‘컴퓨덱스 2017’에서 모바일 AP를 탑재한 윈도우10 기반의 모바일 PC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 모바일 PC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8’에도 적용된 최신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835’ 프로세스가 장착된다. 퀄컴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둔 삼성전자는 모바일 PC가 본격 생산에 들어가면 추가적인 물량 확보도 가능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20만대 규모로 이 중 퀄컴이 10%만 확보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연간 약 2500만대의 모바일PC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퀄컴의 모바일 PC는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로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모바일 AP는 모뎀칩과 통합된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PC와 달리 별도 장치가 없이 LTE 통신이 가능하다. 또 발열과 전력 소모가 기존 PC의 CPU에 비해 현저히 적고 가격도 저렴하다. 다만 성능은 PC용 CPU보다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모바일 AP의 장점을 살리면 기존 PC보다 가볍고 저렴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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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569억 달러(64조원)에서 2020년엔 766억 달러로 4년간 약 3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 1639억 달러 규모인 PC시장에서 모바일 AP 수요를 추가로 확보하면 파운드리 시장은 성장세에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게도 퀄컴의 PC시장 진출은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파운드리 사업팀의 사업부 독립·신설과 미세공정 로드맵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비(非) 메모리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2020년 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진입 계획을 발표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선보였다. 퀄컴도 10나노 핀펫 공정이 처음 적용된 스냅드래곤835 프로세스를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 100% 맡기는 등 신뢰감을 나타내고 있다. 퀄컴이 앞으로 모바일 PC에 들어갈 AP까지 삼성전자에게 물량을 맡긴다면 현재 4위에 머물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더 높일 수 있다. 또 SK하이닉스 역시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SK하이닉스시스템IC) 결정과 맞물려 나온 시장 호재가 자회사 설립에 긍정적이란 평가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바일 AP 수요와 함께 파운드리 수요가 늘어나면 삼성전자 등 업체들은 관련 투자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메모리 시장의 관점에서도 모바일 PC 공급이 늘어나면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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