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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식(이하 홍):전작 ‘불편하고 행복하게’ 이후 ‘마당 씨 시리즈(총 3부작)’에선 캐릭터의 변화를 꾀했다. 개인의 이야기다보니 독자 입장에서 좀더 객관적인 캐릭터이면서 스스럼 없이 받아들이는 동물을 의인화하면 좋겠다싶어 고양이로 묘사했다. 해외 마켓에서의 반응을 고려한 부분도 있다.
자전적인 이야기라 그런지 내용이 와닿는 것 같다. 자전적 이야기를 그리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홍:결혼은 했는데 늦게 시작한 학업도, 생활을 위해 하던 일도 잘 풀리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스토리를 구상해봐도 재미가 없었다. 아내가 이런 제게 산속에서 신혼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를 만화로 그리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그렇게 준비한 첫 작업이 ‘불편하고 행복하게’였다. 제 이야기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스토리였다.
작품을 보고 울컥했다는 독자들이 많다. 담담하게 표현해서 더 그런 것 같다. 본인의 이야기라 더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홍:작업할 당시엔 그때를 되돌아볼 만큼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중간 중간 감정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저만의 이야기가 아닌 독자의 공감을 구해야 했기에 캐릭터가 먼저 감정을 이끌어 가는 것을 경계했다.
작품 속 어머니와 마당씨의 매개체는 음식과 식탁이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무엇인지.
홍:어머니의 사랑은 늘 음식을 통해서였다는 걸 성인이 되고도 한참 후에 깨달았다. 아무리 전업주부라 해도 하루 세 끼니의 상을 차려 낸다는 수고, 그것도 자식들이 다 자란 후에도 밥때가 되면 상을 차리고 기다리셨던 어머니를 떠올리면 그 원천은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이지 않았을까 한다. 밥상을 놓고 함께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고 했던 것이 진정한 가족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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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실은 가로로 길게 펼쳐놓은 컷들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스크롤형식의 웹툰 특성상 가로로 길게 작업한 것을 세로로 회전한 것이다. 배경을 광활하게 표현하거나 혹은 다른 씬으로 넘어갈 때 가로로 긴 컷을 자주 쓰는 편이다. 책을 펼쳤을 때의 양면 페이지를 한 장의 도화지로 보기에 간혹 중첩되는 가운데 공간에 맞물리는 컷을 넣기도 한다. 저는 기본적으로 페이지 만화 연출을 하기에 그렇다. 페이지 만화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는 것에 모든 의도가 숨어있다.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불편하고 행복하게’와 일부 내용이 이어지는 것 같다. 마당씨의 식탁으로 궁극적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지.
홍:불편하고 행복하게는 가난한 창작자 부부의 산 속 신혼생활일기이고 마당 씨 시리즈는 총 세 편을 통해 신혼생활을 마친 주인공 부부가 마을로 내려와 아이를 낳고 기르고 부모와 자식, 부부 간의 얽힌 관계에 대해 풀어놓는 이야기다.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가정의 성장이야기이며 그래서 모두가 고민하고 생각하며 겪고 있을 현재에 대한 단면을 작가인 저 개인의 삶을 통해 함께 공감을 끌어내는 데에 목적이 있다.
차기작은 어떤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지. 혹은 장기적으로 그려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홍:우선 마당 씨 3부작을 완성할 계획이다. 또한 개인의 이야기에서 확장해 이웃의 이야기를 가공한 시골 사는 별난 너구리 부부 만화를 한 권 분량의 중편으로 엮는 것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홍:가족과 함께 건강한 식사로 건강한 봄 맞으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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