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분양권 전매가 많이 이뤄진 아파트 단지의 평균 웃돈은 10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심지어 ‘무피’(프리미엄이 없음)나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도 적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이 이뤄진 아파트는 지난 4월 말 경남 김해 센텀신도시(김해 주촌 선천지구)에서 분양한 ‘김해 센텀 두산위브더제니스’였다. 이 아파트는 분양권 전매 제한 시기가 없어 계약과 동시에 분양권 거래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분양 계약 이후 불과 2여개월 만에 955건이 거래됐다. 하지만 평균 웃돈은 1300만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등 조직적 투자 수요가 움직인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영래 부동산114 전문위원은 “분양권 거래가 많은 아파트 단지 중 상당수는 웃돈 상승폭이 크지 않다”며 “떴다방이 분양권을 대거 확보한 뒤 더는 웃돈이 안 붙을 것으로 보이자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거래가 이뤄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 옆에 20여곳의 떴다방이 등장해 분양권 거래 영업을 했다는 게 분양 담당자들의 전언이다.
올해 상반기 515건의 분양권이 거래돼 전국 분양권 거래량 10위를 차지한 ‘포항 자이’도 분양 전부터 가구당 2000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모델하우스 현장에도 대구와 부산 등에서 온 떴다방 업자들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실제 ‘초피’(계약 직후 붙은 분양권 프리미엄) 2000만원은 허수에 불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파트 공급 과잉과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지금은 분양가보다 500만원까지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전국구 떴다방’, ‘심야 떴다방’ 등이 활개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3차 아파트 역시 분양권 시세에 끼었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올해 1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이 아파트는 상반기에만 455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애초 4000만원까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 형성된 웃돈은 평균 1500만원 선이다. 워낙 공급된 물량이 많다보니 가끔 ‘마피’나 ‘무피’ 물건도 나온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귀띔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자문팀장은 “보통 분양권을 전매하면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인지대와 중도금대출 보증수수료, 부동산 중개보수(중개수수료) 등 부대 비용이 들어가고 리스크도 많다”며 “떴다방의 꼬임에 넘어가 일단 사고 보는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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